“실리콘밸리 SW엔지니어의 30%가 인도 사람입니다. 영어 소통과 인건비 때문에 인도사람을 뽑은 것이 아니고 시장에서 요구하는 SW실력을 갖춘 인재 양성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단형 한국SW컴포넌트컨소시엄 회장은 인도의 사례를 들며 국내 SW산업의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는 실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현장에서도 국내 대학과 사설교육기관에서 많은 인력을 배출하고 있지만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다. 새로운 기술 시장을 선점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이 필수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정예 SW인력 양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금까지 정부는 IT인력의 배출이라는 데 신경을 쓰다 보니 양적 인력배출과 부분적으로 청년실업 해소라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수요와 맥을 같이하느냐는 부분에서는 부정적이다.
정유민 잡코리아 상무는 “정책적으로 적지않은 자금을 투입한 인력양성사업이 많은데 대부분은 당장 취업률 높이기와 실업자 구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반면 기업들은 당장 투입이 가능한 수준 있는 엔지니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이제는 정부가 단기적으로 양적인 인재양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질적인 경쟁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국가가 주도하는 SW기술개발센터를 설립하고 산·학·연이 연계한 인력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다.
기업들의 SW개발인력에 대한 인식의 틀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가장 급한 것은 재교육이다.
고건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SW는 변화가 매우 빠른 분야로 아무리 유능한 개발자라 하더라도 신기술에 대한 재교육 없이는 5년 내에 시장에서 도태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업체들이 나서 외국연수, VOD교육, 위탁교육 등 지속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체들이 SW전문 인력을 5∼6년 동안 고용한 뒤에는 마치 소모품처럼 퇴출시켜 버리는 환경에서는 결코 고급 인재가 나오지 않는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밖에 경력개발자만 선발하지 말고 동시에 초급 개발자도 고용, 이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장기적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방안에 업계가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SW업체 사장은 “세계적인 SW기업들이 불황 속에서도 끄덕하지 않는 이유는 내부적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체계적인 인사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학에서는 실질적인 교육을 위한 실습환경을 구축하고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대학 졸업생이 대부분 얄팍한 지식만을 쌓은 탓에 깊이 있는 개발에 참여할 수 없어 이들에 대한 재교육도 큰 부담이라는 업계의 불평은 결국 대학이 풀어야 할 숙제다. 또 비현실적인 연구비와 SW개발 프로젝트에 컴퓨터와 SW구매비용을 포함하지 않는 분위기에서는 제대로 된 대학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
국내 한 SW업체 사장은 “그나마 쓸 만한 인력은 일본으로 가고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인도에서 인력을 들여오는 게 국내 SW산업의 현실”이라며 “이제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는 물론이고 업계, 학계가 함께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