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제공업소의 경품용 상품권은 누가 발행해도 ‘딱지’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정부가 우여곡절 끝에 마련한 경품용 상품권 제도에 또다시 메스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것도 국정감사에서 공식적으로 문제가 제기돼 대폭적인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박형준의원은 지난 22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16일부터 한달간 발행된 총 3억장의 상품권 가운데 발행사로 회수된 것은 전체의 0.4%인 120만장에 그쳤다”며 “나머지 1조 5000억원대의 상품권은 여전히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화부의 정책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광위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라 ▲게임상품권 운영에 문제가 많고▲ 위조 상품권까지 유통되고 있는데다▲ 유통시장이 정상이 아닐 정도로 무너져 있다며 완전히 실패한 정책이라고 문화부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화부는 “위조 상품권 유통과 불법 환전소 등에 대해 대단히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경찰과 검찰에 대대적인 단속을 요청했고, 관계법령도 고쳐 나가겠다”고 옹색한 답변만을 내놓았다.
하지만 문화부는 이달초, 이들로부터 ‘게임문화진흥기금’을 거둬들여 건전 게임이용문화 기반 조성에 나서겠다는 내용의 ‘건전 게임문화조성 강화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살짝 뒤집어 보면 경품용 상품권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이용해 건전 게임문화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아이러니컬하다.
사실 문화부가 마련한 상품권 발행사 지정제도는 애초부터 경품용 상품권 유통시장의 규모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이루어진 감이 없지 않았다. 상품권을 한달만 불법적으로 유통해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현실과 그 수익을 포기하지 못하는 유통업자 및 게임제공업소들의 생리를 도외시한 채 단순히 발행사만 관리하면 된다는 식의 발상이었던 것이다.
어찌됐던 국정감사에서 거론이 된 이상 문화부도 이번에는 경품게임기 관련 게임이용문화를 직접 관리·감독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 여름 상품권 발행사 지정을 철회하며 단속 시점을 연기했을 때 유통기한이 연장됐다며 쾌재를 부르던 업자들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문화부가 간과 하지 않았으면 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