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용자들의 절반 정도는 PC 한 대로 3년 이상 쓰고 있으며, 이 가운데 47%는 앞으로 1년 이내에 PC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국내 PC시장은 올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신규 구입을 포함한 업그레이드 바람이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결과는 인터넷쇼핑포털 다나와(대표 성장현·손윤환)가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20일까지 사이트 방문자 1만18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사용중인 PC를 얼마나 사용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인 5342명이 3년 이상 됐다고 답했으며 △2~3년 17%(2061명) △1~2년 17%(1953명) △6개월 이내 12%(1456명) △1년 이내 9%(1024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62%가 2년 이상 같은 PC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 업그레이드 ‘기폭제’가 없었다
한 PC를 오래 쓰는 데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 쓰는 PC의 성능으로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업그레이드를 부추길만한 기폭제가 없었다는 얘기다.
3년 전 구입한 PC라면 대개 펜티엄4 1.6GHz 이하이고 애슬론 XP 1800+가 성능을 뽐내던 때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지금 쓰기에도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프트웨어 제작자들이 요구하는 성능보다 부족한 PC들 때문에 조금만 지나도 그 PC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릴 만큼 부담스러운 게임이나 소프트웨어가 많았다. 이는 새 PC를 장만하지 않으면 안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지난 1996년 등장한 윈도우 95는 486 PC들을 펜티엄으로 바꾸게 했고 1999년에 접어들어 ‘퀘이크’ ‘언리얼’ 등의 일인칭슈팅(FPS) 게임들이 3D 가속 그래픽카드 보급을 도왔다. 2001년 등장한 윈도XP 역시 시스템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펜티엄 4와 애슬론 XP 등을 최신 CPU들로 바꾸고 메모리 용량의 표준을 512MB로 바꾸어놓았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PC를 답답하게 만들만한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 운용체계 역시 2001년에 나온 윈도XP가 벌써 5년째를 맞았다. 96년부터 2000년까지 윈도95, 98, Me, 2000 등을 쉴 새 없이 내놓은 것과는 비교된다.
지난해 끔찍한 PC 성능을 요구한다는 불만과 최고의 게임 엔진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안고 등장한 ‘둠 3’는 결국 게이머보다 PC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테스터들에게 더 환영을 받는 신세가 됐다. 대신 별로 높은 PC 제원이 필요 없는 ‘카트라이더’ ‘스타 크래프트’ 등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PC 시장에는 썩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 PC를 바꾸고는 싶지만 왜 새 PC가 필요한 지 마땅한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 윈도 비스타와 듀얼 코어 기대
그렇다면 업그레이드를 노리고 있는 이들에게 새 PC를 장만하거나 업그레이드할 만한 계기를 던져줄 만한 일들이 있을까? 올 겨울을 시작으로 내년 한 해는 PC 업그레이드 시장을 기대해볼 만하다.
기폭제로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최신 기술을 반영한 새 운용체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64비트 운용체계인 ‘윈도XP 64’를 곧 선보일 계획이고 내년에는 새로운 운용체계인 ‘윈도 비스타(코드명 롱혼)’를 내놓는다. 새 운용체계는 64비트와 듀얼 코어 등 최신의 하드웨어 기술과 최고의 궁합을 맞출 것이어서 그에 따른 업그레이드 수요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어울리는 BTX 규격의 메인보드와 PCI 익스프레스 그래픽카드, DDR2 메모리를 비롯해 시리얼 ATA II 등 새 이용자를 기다리는 제품들이 줄을 서 있다.
CPU 제조사들 역시 동작 속도에만 연연하던 것에서 벗어나 듀얼 코어와 64비트로 성능을 높이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인텔은 펜티엄 4뿐 아니라 셀러론에까지 64비트 기술을 심었고 AMD 역시 2년 동안 애슬론 64를 통해 64비트 시장에서 힘을 과시하는 등 64비트로 넘어갈 준비에 한창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등 게임업계까지 64비트 시대에 대한 준비 들어갔다. 가히 트리플 64가 매직 키워드라고 할만하다.
LCD 모니터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인치 이상의 와이드 LCD 모니터의 값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고 윈도 비스타와 맥 OS 등 새로운 운용체계들이 와이드 화면에 최적화할 것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 3명중 1명은 6개월내 업그레이드 계획
윈도 비스타와 듀얼코어가 반드시 잠재수요를 잠깨우는 요소로 작용할지는 미지수 이지만 응답자들 가운데 27.4%는 앞으로 6개월 내에 PC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 1년내에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답한 비율도 19.6%에 달해 전체적으로는 47%가 향후 1년 안에 PC를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경향은 PC를 오래 사용한 사람일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번 설문의 응답자들 가운데, PC를 2~3년 썼다고 답한 사람 중 46%가, 3년 이상 썼다고 답한 사람 중 55%가 앞으로 1년 이내에 PC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조만간 어떤 계기를 맞게 되면 언제든 PC를 바꿀 생각이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들을 어떻게 업그레이드 시장으로 끌어들이느냐가 침체로 허덕이는 PC업계의 지상 과제가 될 것이다.
<표> PC 사용기간 및 업그레이드 시기 설문
1. 지금 사용하고 있는 PC는 얼마나 오래 됐나요?
6개월 이내 12.3%(1456명)
1년 이내 8.6%(1024명)
1년~2년 미만 16.5% (1953명)
2년~3년 미만 17.4% (2061명)
3년 이상 45.1%(5342명)
2. 언제쯤 업그레이드를 하실 예정인가요?
6개월 이내 27.6%(3263명)
6개월~1년 사이 19.6%(2330명)
1년 후~2년 사이 24.9%(2958명)
2년 후~3년 사이 12.1%(1432명)
3년 후 15.8%(1870명)
<표> PC 업그레이드를 촉발시킨 주요 변수들
시기 변수 영향
1996년 윈도 95 486 PC의 자리를 펜티엄 PC가 차지
1998년 윈도우 98, 스타크래프트 펜티엄 이용자들, 펜티엄 Ⅱ로 이동
1999년 퀘이크 3, 언리얼 토너먼트 부두, 지포스, 레이디언 등 3D 가속 그래픽 카드 인기
2001년 윈도XP 펜티엄 4, 애슬론 XP, 1GB 메모리 등 표준으로 자리매김
2006년 윈도 비스타, 윈도XP 64 펜티엄 D, 애슬론 64X2, 24인치 LCD 모니터 등 표준 등극 전망
<최효섭 다나와 정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