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D 요금인하 분위기속 LGT 비상경영체제 돌입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는 LG텔레콤이 때아닌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일부 시민단체 및 국회의 요구로 내년부터 이동전화 발신자번호표시(CID) 서비스의 기본료 편입(무료화) 방침이 사실상 굳어지면서 올해 최고 실적에 환호성을 질러야 할 LG텔레콤이 갑자기 침통한 분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96년 창사 이래 매년 적자를 기록했던 LG텔레콤은 지난해 번호이동성 시차제 덕분에 처음 연간 순익 224억원을 올렸고 올해는 열배 가까운 200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500만명에도 못 미치던 가입자가 번호이동성 시차제 이후 2년도 채 안돼 650만명까지 예상할 정도로 성장한 덕분이다.

월 2000원의 CID 요금이 차지하는 매출 규모는 지난해 900억원선, 올해도 유사한 수준을 전망하면서 SK텔레콤·KTF와 달리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남용 사장은 창사 10년만에 처음 전 직원들에게 연말 성과급 300% 지급까지 약속할 정도로 내부에선 크게 고무됐던 상황이다.

그러나 내년도 CID 요금이 무료화되면 상황은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곧바로 적자 전환하지는 않겠지만, 최근 피치를 올리고 있는 성장분위기는 또 다시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가장 우려스런 대목은 LG텔레콤이 벌써부터 비용절감 비상대책에 돌입한 가운데 CID 요금인하분을 메우기 위해 우선적으로 내년 투자를 졸라매야 한다는 점. 매년 3000억∼4000억원 가량 시설투자를 단행해왔던 LG텔레콤은 내년 차세대 통신서비스인 ‘EVDO rA’ 투자에 본격 착수한다.

연초만 해도 최소 800억원 규모를 예상했던 EVDO rA 투자규모는 최근 200억∼300억원선까지 대폭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기존 멤버십 서비스를 크게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LG텔레콤 측은 당장 닥쳐올 순익 감소분보다 합리적인 근거 없이 간간이 터져나오는 일부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일방적인 요구가 더 큰 문제라고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수익이 많이 난다고 민간시장의 상품가격을 낮추라는 요구가 도대체 어떤 근거가 있느냐”면서 “이럴 바에야 통신사업자들을 아예 국유화하라는 극단적인 불만도 있다”면서 때마다 되풀이되는 요금인하 관행에 큰 불만을 표시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