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상용화 예정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도 고객들이 특정 사업자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제한적인 단말기만을 선택할 수 있는 일종의 ‘로크-인(Lock-in)’ 기능이 채택될 전망이다.
SK텔레콤·KTF·삼성전자 등 관련업체들에 따르면 현재 WCDMA R/4에 이어 본격적인 3세대(G) 이동전화 서비스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되는 HSDPA에서는 사용자 인증과 글로벌 로밍을 필수 기능으로 하는 ‘USIM’ 카드가 기본으로 탑재된다.
원칙대로라면 2세대(G) GSM 서비스용 SIM 카드와 마찬가지로 고객들은 이동통신사업자에 가입하기 위해 카드만 구입하고, 단말기는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하지만 ‘대리점과 보조금’으로 상징되는 기존 이동통신 영업정책을 3G에서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한 사업자들의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KTF의 경우 HSDPA 환경에서 USIM 카드 한장으로 해외 사업자와의 자동로밍은 지원하겠지만, 동일한 2㎓ 대역 주파수내에서 단말기를 서로 공유하지 못하는 현상이 재연될 전망이다.
KTF는 최근 개발한 USIM 카드에 로크-인 기능을 기본 탑재했다. USIM 카드의 애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에 자사용 단말기와 시스템만 인증할 수 있는 기능이다.
SK텔레콤도 USIM 카드와 단말기에 로크-인 기능을 구현하고, 이달 중 삼성전자의 단말기 시제품 1종에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일단 USIM 카드에 단말기 로크-인 및 해제 기능도 함께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현재로선 KTF 단말기와의 공유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3G 환경에서는 단말기 기능의 고도화 때문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고 이럴 경우 보조금은 필수”라면서 “신규 서비스 활성화와 고객 유치를 위해 보조금을 제공하는 만큼 다른 사업자와의 단말기 공유는 근본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2G GSM 시장에서 신규 서비스 투자가 더디었던 영국 등 유럽에서도 최근에는 3G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업자들 또한 USIM 카드에 로크-인 기능을 탑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KTF 관계자도 “영업정책의 변화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에 대한 산업 보호 측면도 있다”면서 “만일 로크-인 기능을 해제하면 외산 저가형 단말기가 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HSDPA 환경에서는 신규 서비스 활성화라는 명제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편익을 위한 정책적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아직 WCDMA 서비스가 미미한 수준이어서 문제점도 드러나지 않았고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도 없다”면서 “사업자 의견을 파악해 HSDPA가 상용화하는 시점에 일부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