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은 제2회 엔지니어링의 날이다. 엔지니어링 산업은 과학기술지식을 응용해 건축물·구조물·플랜트 등을 설계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종합적인 활동이다. 그 중요성과 부가가치가 날로 커지면서 세계 각국이 이 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영역도 정보통신·환경·에너지 등 분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엔지니어링 산업의 핵심 노하우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자립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엔지니어링의 날을 맞아 이 산업의 현황과 세계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점검해봤다.
“세계에 자랑하고픈 인천국제공항, 한국고속철도(KTX), 서해대교를 누가 만들었습니까. 시공은 우리 건설회사들이 했지만, 기본설계·감리·사업기획·관리를 외국 업체들이 했습니다. 정말 ‘우리가 만들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겁니까.”
엔지니어링, 국가 기간산업 주춧돌을 다시 놓을 때다. 관련 산업을 바라보는 정부 관계자와 산업계 시각이 바뀌고 있다. 당장 유비쿼터스 기술융합도시(u시티),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21세기 새 삶, 새 경제 터전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엔지니어링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학기술지식을 응용해 건축물·구조물·플랜트 등을 설계하고 감리하며 성능을 개선하는 모든 공학적 활동인 엔지니어링, 그 중요성과 부가가치에 세계가 주목하고 날로 시장경쟁이 뜨거워지는 추세다. 특히 엔지니어링이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산업설비뿐만 아니라 정보통신·환경·에너지·항공우주 등 첨단기술과 접목한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규모는 지난해 무려 793조원대에 달했다. 이 중 우리나라 시장규모는 8조원 정도. 특히 엔지니어링 시장개방이 가속화하면서 오는 2015년께 국내 시장규모가 12조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엔지니어링은 부가가치 유발효과와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고부가가치 지식창출 활동”이라며 “기술잠재력이 높고 시장도 확대일로지만, 핵심기술분야를 선진국에 의존하는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계 현실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엔지니어링 기술수준이 선진국 대비 70%라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조사결과(2002년)가 있다”면서 “지난 2002년 이후로 엔지니어링 산업계의 매출액 대비 평균 연구개발투자비율이 0.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기술격차를 줄이는 게 요원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재정경제부·과학기술부·건설교통부·기획예산처 등 관련 부처는 이같은 현실을 감안, 오는 2015년까지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선진국 대비 9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0.7% 수준인 세계시장 점유율을 5%대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매출액 대비 0.17%에 불과한 관련 업계 연구개발 투자비율을 0.3%로 높여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개방형 엔지니어링 기술교육체제를 마련하고 우수 인재가 엔지니어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또 해외시장 개척지원제도, 해외 교류활성화지원시책 등을 실시해 해외 진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엔지니어링기술진흥법’ 개정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기술중심 계약제도’를 도입해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게 정부 지원정책의 최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 사실상 돌아가며 수주(運札)하던 정부 발주 엔지니어링 용역사업의 계약방식을 기술개발을 유도하는 형태로 바꾸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 발주 엔지니어링 용역입찰에서는 사업수행능력평가(PQ : Pre-Qualification)를 통과한 업체들이 입찰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는데, PQ평가의 변별력이 낮고 발주처 예정가의 88%를 맞춘 업체가 낙찰되어왔다는 게 재정경제부의 분석이다. 이처럼 업체 기술력보다 가격요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앞으로 중앙행정기관 등에 엔지니어링 용역을 줄 때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을 우선 적용토록 하는 지침’을 통보할 계획이다. 또 건설교통부와 함께 기술제안서(TP) 공정 심사를 위한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과학기술부도 엔지니어링 관련 통합정보체계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범 부처 종합조정기능을 보강해 ‘건설기술관리법’을 비롯한 제반법률들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조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엔지니어링사업 건전도 측정과 평가를 통해 기술중심 계약제도 도입을 촉진해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 기본설계를 미 벡텔이 했고, 여객터미널을 미 팬트라스가 설계했습니다. 앞으로 실력있는 국내 엔지니어링업체를 육성해 대역사(건설)를 우리 스스로 해결하고, 해외에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