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IBM이 8년의 ‘동거 생활’을 청산하고 LG전자와 레노버코리아로 새 살림을 차린 지 내달로 꼭 1년을 맞는다.
‘홀로서기’ 원년인 올해 두 회사 모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며 분리 첫 해라는 ‘원년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전자는 독자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이전 LG IBM 당시보다 판매량에서 두 배 가량 성장하며 삼성전자와 함께 토종 브랜드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분리 2주년을 맞는 내년에 LG전자는 삼성전자와 함께 ‘투톱’체제를 정착시킬지, 레노버코리아는 또 한 번의 성장동력을 찾아 ‘IBM의 후광’에서 완전히 벗어날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LG전자, 2배 성장 기염=LG전자 PC사업은 1년 새 2배 가량 성장했다. IDC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LG전자가 판매한 데스크톱PC는 21만7000대, 노트북PC는 13만대로 각각 시장점유율 10%와 20%를 넘어섰다. 지난해 LG IBM 당시 3분기까지 기록한 판매 대수가 데스크톱PC 16만8000대, 노트북PC 9만300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30%, 40% 이상 성장한 것.
특히 노트북PC는 지난해 레노버의 ‘씽크패드’ 판매량과 합한 수치로 순수한 ‘X노트’ 판매량만 따진다면 2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올 3분기 LG전자의 전체 PC 판매대수는 34만6000대로 14%의 점유율을 기록, 2위를 지키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LG전자의 다양한 채널 정책과 기술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먼저 IBM과 결별 후 게임과 디자인에 민감한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독자 제품을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최고 인기모델 ‘LW20’은 LG전자 노트북PC 중 처음으로 외장에 블루 컬러를 적용했다. 전국 850여개의 ‘디지털LG’ 매장과 180여개 ‘하이프라자’에 ‘IT전문 코너’를 신설해 개인 수요자를 적극 공략한 전략도 효과를 봤다.
이정준 LG전자 상무는 “올 한 해 지상파DMB 노트북PC, EVDO 내장 노트북PC 등 국내에 특화한 제품을 세계 최초로 출시하면서 노트북PC 기술을 선도해 왔다”며 “분리 2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1위와의 차이를 더욱 좁혀 놓겠다”고 말했다.
◇레노버코리아, 매출 100억원 돌파=지난 5월 공식 출범한 레노버코리아도 상승세를 보였다.
판매 데이터를 공식적으로 집계한 올 2분기 1만대를 시작으로 3분기에는 1만6500대로 50% 이상 성장했다. 매출면에서도 출범 당시 2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9월 1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판매량과 매출 점유율에서 7, 8위를 오가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레노버코리아는 ‘토종 프리미엄’을 안고 출발한 LG전자와 달리 서비스와 유통망 등 모든 면에서 열악한 상황에서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표라는 평가다. 특히 외산 브랜드로는 드물게 외교통상부에 1400대, 정보통신부 ‘인터넷 프라자’에 400여대 규모의 ‘빅딜’을 성사시키면서 공공 시장에서 선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용 레노버코리아 사장은 “보급형 제품이 범람했지만 오히려 고급형 라인업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한 상황에서 올린 성과라 더욱 값지다”며 “내년에 이미 구축된 전국 74개 전문 서비스 망과 다양한 제품군으로 새로운 레노버의 돌풍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 관전 포인트=LG전자는 삼성과 함께 확고한 ‘양강 체제’를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다.
LG로서는 1위와의 격차를 줄이면서 3위와의 격차를 벌려야 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다. 내년에 ‘독보적인 2위 자리’를 굳혀야 1위를 넘볼 수 있는 기회가 커지기 때문. 이와 함께 해외에서도 LG PC의 브랜드를 확실하게 알리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레노버코리아는 ‘IBM 후광’에서 벗어난 독자 성장동력 발굴 여부가 브랜드 정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금까지 고속 성장은 IBM 명품 브랜드 ‘씽크패드’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
결국 레노버코리아가 내년 2월 야심작으로 준비중인 ‘레노버(롄샹) PC 라인업’이 국내에서 레노버 브랜드의 성패를 가늠케 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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