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테크노밸리 기업유치 `빨간불`

 대전시 대덕테크노밸리 단지내 대기업 및 외국인 기업 유치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부지 조성에 나선 이후 7만7000평에 달하는 대기업 및 외국인 전용단지내 기업 유치 실적이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는 이들 부지에 대해 전면적인 조성 재검토에 들어가는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대기업, 비싼 부지 값에 ‘외면’=대덕테크노밸리내 대기업 부지는 총 3만1000평으로, 단지 조성 후 현재까지 미분양 상태다. 이는 기업들이 부지 매입금만 235억여원에 달하는 데다 3만1000평 규모의 토지 전체를 매입해야 하는 부지 특성상 매입에 부담이 많기 때문이다.

 그나마 국내 유명 대기업인 L사는 대전시를 통해 단지입주 희망 의사를 피력했지만, 부지 매입비가 부족해 대전시가 대신 대금을 사전에 지급해 줄 수 있는지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금 여력이 없는 대전시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 L사와의 계약이 이뤄질 확률은 별로 없다.

 ◇외국기업도 관심 수준에 그쳐=4만6000평 규모의 외국인전용단지는 대기업 전용단지에 비해 그나마 사정은 나은 편이다.

 이달 초 대전시가 일본 도쿄와 나고야에서 개최한 투자설명회에서 일본내 IT 기업들이 대덕테크노밸리내 외국인 투자단지 조성에 관심을 보였으며, 제일시설과 세이코아이텍 등 3개사가 내년 상반기에 외국인 투자단지 조성 부지를 직접 방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년전 일본 IT기업인 아리스넷과 AIS 등 3개 기업이 대전시와 부지 계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해 놓고도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계약을 취소한 사례가 있어 계약이 실제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또 이들 기업들은 입주시 기업당 2000∼3000평의 소규모 연구소 부지를 희망하고 있어 4만여평에 달하는 부지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일본을 제외한 다른 외국 기업의 입주 문의가 전혀 없는 것도 외국인 투자단지 조성을 더디게 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대전시, 부지 활용계획 ‘판’ 다시 짠다=이처럼 대기업과 외국기업 유치에 실패한 대전시는 이달 들어 대덕테크노밸리내 부지 활용 계획을 다시 세우고 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는 내년 3∼4월 초 외국인 전용단지로 정했던 4만6000여평의 부지를 전격 해제하고, 이 부지를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에게 분할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대덕테크노밸리내 외국인 전용단지는 정부의 대덕연구개발특구 조성 계획에 따라 새롭게 개발될 대전시 유성구 일부 지역으로 흡수해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단, 대기업 전용 부지는 만일의 수요를 대비해 현 상태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김창환 대전시 경제과학국장은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대기업과 외국기업 유치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대덕테크노밸리를 비롯한 대덕R&D특구내 다국적 기업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