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 글로벌생산 나섰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중 가전업계 해외시장 진출 현황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과 심각한 보호무역 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의 가전업체들이 무역 마찰의 회피와 중장기적인 위안화 절상에 대비해 글로벌 생산기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캉저·창홍·TCL·미적집단 등 대표적인 가전업체들은 유럽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현지 생산공장을 잇따라 건설해 중국 제품의 반 덤핑 관세 등 보호 장치를 채택하고 있는 유럽이나 북미 지역 수출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힘을 키워 온 가전업체들은 지난 2002년 유럽연합(EU)의 수입규제안 ‘승복’과 2004년 미국의 21인치 이상 중국제 CRT TV 반덤핑 관세 부과 등을 겪으면서 해외생산 확대 만이 마찰 시비를 없애는 길이라는 ‘실리’ 추구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생산 거점은 현지 수요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신흥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개발 도상국에서의 무역 마찰 방지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 TV업체인 캉저는 이미 멕시코·인도네시아·태국·헝가리 등지에 TV 생산공장을 확보했다. 생산능력 만도 연 300만대에 달한다. 이 중 가장 최근에 건설한 헝가리 공장은 EU 각국에 대한 수출 전진 기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동 시기는 올해 말이다.

창홍은 지난 달 체코에 연 100만대의 평판 TV 공장을 완공했다. 여기서 LCD 및 PDP TV를 생산해 유럽시장에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2004년 프랑스 톰슨의 TV 부문을 인수한 TCL도 유럽 수출용 전 제품을 구 톰슨의 현지 공장에서 공급하고 있다. 올해 생산라인을 확충해 전 유럽을 커버하는 글로벌 기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미적집단은 베트남에 신설하는 공장에서 연내 전기밥솥을 연 수 만대 규모로 생산할 예정이다. 최대 에어컨업체인 주해격력전기(珠海格力電器)도 최근 파키스탄에 에어컨 공장을 가동시켰다.

이에 대해 가전업계는 “장차 인민화 절상에 대비해서라도 해외에 생산 거점을 분산하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 역시 자국 가전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외화 유입과 이의 재투자 차원에서 대기업들의 해외 공장 건설을 권장해 왔다. 최근 들어서는 비교적 해외 진출에 신중한 자세를 보여 왔던 민간 기업들에게 각종 혜택을 부여해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한편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해 전세계 18개 국가 및 지역이 총 63건의 반 덤핑조사 등 수입규제조치를 중국 가전업체들에 대해 행사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