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DMA]장비시장 동향 "최대 호황에 웃음이 절로"

 ‘꿈의 통신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사용자)’

 ‘3세대(G) 시장 주도권을 잡자.(통신사업자)’

 ‘꿈 같은 시절을 맛보고 있다.(통신장비업체)’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음성위주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데이터로 본격 전환되는 등 이동통신 시장 전반에 대변혁을 가져올 WCDMA를 보는 3개 주체의 시각이다.

 소비자에게 WCDMA(HSDPA)를 비롯한 3세대(G) 이후의 첨단 서비스 상용화가 손에 잡히는 수준까지 다다랐고, 통신사업자들은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한판 결전을 준비중이다. 사용자와 통신사업자의 3G 시장에 대한 관점이 미래 지향적이라면 통신 장비업체 입장은 조금 다르다. 이미 꿈 같은 시절을 구가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서비스 개시에 앞서 선행돼야 하는 시스템의 특성상 관련 장비업체들의 수혜는 벌써 시작된 것이다.

 ◇삼성전자·LG-노텔, 시스템 시장 ‘독주’=WCDMA 시스템은 SK텔레콤과 KTF 모두 삼성전자와 LG-노텔(옛 LG전자)이 이미 시장을 독식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가, KTF는 LG-노텔이 조금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형국이다. LG-노텔은 KTF의 수도권·충청권·강원권과 SK텔레콤의 경상권·호남권 시스템 공급권을 확보했으며, 삼성은 각 사업자에서 나머지 부분을 확보했다.

 최근까지도 올해 WCDMA 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대폭 늘어난 SK텔레콤이 5700억원, KTF가 3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은 장비업체 입장에서는 기분 좋게(?) 빗나갔다. KTF가 전국 독자망 구축을 천명한 뒤 78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올해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업자 간 WCDMA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이에 따라 장비업체에 최고의 호재가 던져진 셈이다. 현재 업계에서 얘기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시스템 물량은 삼성전자와 LG-노텔이 6대 4의 비율로 배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KTF는 반대 비율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지난 2004년부터 부분적인 발주에 들어갔고 KTF도 지난해 일부 물량을 발주하기는 했지만, 향후 3년간은 이 같은 발주가 지속될 전망이다. 가입자 여부에 따라 투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지난 2월 WCDMA 장비가 가동되기 시작, 5월 중 HSDPA를 개통할 예정이며 KTF는 오는 7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시스템 구축에 한창이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가 대만의 3G 이동통신 사업자인 비보텔(VIBOTEL)과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WCDMA 시스템 공급계약을 한 것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수출도 낙관적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유럽 등 전 세계 3G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LG-노텔도 노텔네트웍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시장 개척에 한창이다.

 ◇중소·벤처기업도 최대 ‘호황’=중계기 업체를 필두로 이동통신 핵심 솔루션, 각종 콘텐츠 관련 업체들까지 WCDMA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업체들은 중계기(기지국) 업체들이다.

 이미 지난 4월 말까지 WCDMA 투자만으로 3000억원이 넘는 계약을 했다. 또 수주는 했지만 아직 정식 계약을 남겨 놓은 물량까지 합치면 금액은 4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위다스·쏠리테크·한텔·파인디지털·기산텔레콤·씨앤드에스마이크로웨이브·영우통신·동원시스템즈·네오텔레콤·에프알텍 등 수많은 기업이 지난해 실적을 넘어서고 있다.

 2G·3G 겸용 중계기는 물론이고 3G 전용 제품까지 폭넓은 제품군에서 다양한 업체가 혜택을 보고 있다. 오는 2008년까지 수조원대의 투자가 이어져 WCDMA에 의한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CDMA 때와는 달리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해외 시장에 빨리 눈을 돌리고 있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도 예상된다.

 이동통신망에 사용될 핵심 솔루션업체들의 두각도 눈에 띈다. 텔코웨어·이루온·브리지텍·뉴그리드테크놀로지 등 국내 중견 통신장비·솔루션 업체는 물론이고 삼성전자·LG-노텔·루슨트·지멘스 등 거대 공룡 기업들의 행보도 빠르다.

 이미 국내 중소·벤처기업 일부는 각종 게이트웨이 HSS 등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으며, 3세대 이동통신(WCDMA/HSDPA)용 IP멀티미디어 서브시스템(IMS) 구축 프로젝트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멀티미디어 기능이 획기적으로 진화된 WCDMA 서비스에 맞는 콘텐츠 제공 환경을 만드는 데 필요한 각종 국내 솔루션 업체들도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만 직접 장비 발주를 통해 2조원대에 가까운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향후 3∼4년간 이뤄질 직접투자와 이로 인한 간접적인 투자유발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수조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