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VoIP업계 특허분쟁 `암초`

 미국 최대의 인터넷전화(VoIP)업체 보니지가 최악의 특허분쟁에 휘말리면서 전체 VoIP시장의 미래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라이즌과 스프린트 넥스텔 등 거대 통신업체와 특허회사가 미국 VoIP업계의 대표격인 보니지에 특허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미국 2위의 통신업체 버라이즌은 사기통화감지, 콜라우팅과 관련한 특허를, 스프린트는 인터넷망과 전화망에 통화를 연결하는 특허기술을 보니지측이 도둑질했다는 주장이다. 지난달에는 특허회사 클라우스너 테크놀로지가 보니지를 상대로 1억8000만달러의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물론 보니지는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악화되는 경영환경 속에 연이은 특허소송까지 휘말린 보니지는 허리가 휠 지경이다.

보니지는 지난 5월 상장 이후 올해 최악의 IPO란 혹평 속에 주가는 반토막 이하로 폭락했다. 공모당시 17달러에 달했던 주가는 현재 7달러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에 격분한 주주들은 보니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분기 경영실적도 1억4300만달러 매출에 7410만달러의 적자라는 비참한 수준이다.

이처럼 악재에 시달리다 보니 자연히 보니지가 연이은 특허소송에서 일부라도 패소할 경우 아직 초기단계인 VoIP시장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블랙베리를 생산하는 리서치 인 모션(RIM)이 특허전문업체 NTP에 무려 6억달러가 넘는 합의금을 지불한 것처럼 만약 보니지가 거액의 특허합의금을 지불할 경우 여타 VoIP업체들도 ‘특허소송꾼’들의 먹이감이 될 수 밖에 없으리란 분석이다.

이번 소송에서는 또 특허소송의 주역인 버라이즌과 스프린트가 이 기회에 눈엣 가시였던 VoIP 업체들을 몰아내자는 속내도 읽힌다.

실제로 이번 보니지를 둘러싼 특허소송은 사실상 VoIP업계와 통신업계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소 VoIP업체 ‘8*8’의 브라이언 마틴 최고경영자(CEO)는 “보니지 소송건을 계기로 VoIP업체를 겨냥한 특허소송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보니지도 특허분쟁에서 반격에 나섰다. 버라이즌과 스프린트를 상대로 소송 중인 디지털 패킷 라이선싱의 특허기술 3건을 사들인 것. 보니지측은 새로 구매한 3건의 특허기술이 통신업계와 특허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데 도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허전문 법률회사 모저의 한 변호사는 “특허소송 때문에 보니지가 문을 닫지는 않겠지만 재정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있다”면서 “이번 특허분쟁이 해결되려면 3∼5년의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