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서 일하고 있는 황혜선 책임연구원. 그의 국적은 중국이다. 옌볜과학기술대(YUST)를 졸업하고 지난 2001년 2월 광운대 전자통신학과로 유학 와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3년 3월 LG전자에 입사해 모바일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휴대폰 중 10여개의 제품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포스데이타 플로비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이정자 선임연구원도 YUST 출신이다. YUST 1기인 그는 98년 초 한양대로 유학 와 신호처리 분야에서 석박사 학위를 땄다. 한양대 졸업 후 삼성종기원에 입사했다가 중국으로 발령이 나자 한국에 더 있고 싶어 2005년 3월 포스데이타에 들어갔다. 포스데이타가 개발해 특허출원한 상당수 와이브로 기술에 그의 땀이 들어가 있다.
중국에 있는 대표적인 조선족 대학인 YUST 출신들이 국내 IT 현장 곳곳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97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래 300여명의 YUST 졸업생이 국내에 들어왔는데, 현재는 40명 정도가 삼성전자·LG전자·티맥스소프트·안철수연구소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YUST 출신에 대해 주변에선 “실력이 우수하면서 매우 성실해 만족스럽다”는 평이다.
◇다양한 곳에서 근무=YUST 졸업생들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일본 등에도 진출해 있다. 특히 IT 수요가 많은 일본에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데 한국에 오는 YUST 출신 대부분은 국내 대학원에 먼저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연세대·포항공대 같은 일류대를 비롯해 세종대·건국대·숭실대·강원대·충북대 등 전국 대학원에 YUST 졸업생들이 공부하러 오고 있다. 성실과 전문지식을 겸비한 이들은 대학원 졸업 후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정부기관 등 곳곳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YUST 1기 졸업생으로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해커대응팀에서 근무하는 한단송 연구원은 “일본에 IT 수요가 많아 일본 쪽으로 많이 가지만 한국도 선호하는 곳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티맥스소프트에서 SK텔레콤의 차세대 망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리혜란씨는 “티맥스 같은 한국의 대표적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면서 “대기업뿐 아니라 텔코웨어·유러스 같은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YUST 출신도 많다”고 밝혔다.
◇우수한 역량 자랑=국내에 온 YUST 출신들은 뛰어난 자질을 가졌다. 안철수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조룡권씨가 대표적이다. 안연구소는 작년 12월 A캠프라는 신입사원 체험학습 캠프를 처음으로 열었다. 당시 커뮤니케이션과 문제 해결 능력을 알아보는 오벨리스크 게임에서 조씨가 발군의 실력을 보여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박근우 안연구소 팀장은 “제일 어려운 퍼즐 문제도 그가 풀었다”면서 “현재 일하고 있는 시큐리티대응센터에서도 업무 성과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다른 문화에 놀라기도=한국에서 근무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지만 가끔 중국과 다른 한국만의 기업 문화에 이방인 같다는 생각도 들곤 한다.
이정자 연구원은 “한국은 상하 간 계층적인 문화가 너무 뚜렷한 것 같다”면서 “보스에게 충성하는 문화가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조룡권씨는 개인 성향이 강한 점을 들었다. “중국에서는 동료들 가정도 자주 방문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곳이 없다”면서 “주말에는 동료보다 철저히 가족끼리 지내는 게 다르다”고 말했다.
YUST 출신은 대부분 중국에 돌아가 배운 것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어한다.
2001년부터 삼성전자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석철씨는 “삼성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기회가 되면 중국에 돌아가 후배들을 위해 뭔가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