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기술자 모임 美 실리콘밸리 `파워그룹`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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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전과 혁신의 상징. 엔지니어 사이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그 곳. 실리콘밸리에 한류 깃발이 세워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샌타클래라·서니베일·팰러앨토 등 샌프란시스코 남쪽 일대 기술 분야에 근무하는 한국인들이 ‘베이에어리어K(BayAreaK)그룹·www.bayareakgroup.org.’이라는 모임을 자발적으로 결성한 것. 올 초 30명 안팎의 소모임으로 출발한 K그룹 회원 수는 11월 말 현재 400명을 돌파했다. 80·90년대 이 지역으로 밀려든 중국인과 인도인이 일찌감치 네트워크화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파워 그룹으로 부상한 가운데, 비로소 한국인 엔지니어의 구심점이 만들어진 셈이다.

 ◇정보, 열정, 노하우=올해 초 이 지역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교류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첫 모임을 열었을 때도 이처럼 빠른 호응은 기대하지 못했다. 소모임은 6월 창립총회 때 150명으로 불어났고 현재는 HP·시스코·자일링스·인텔·구글·윈드리버·마벨 등 정보기술(IT) 업계 종사자와 엔컴퓨팅·인포캐스트 등을 창업한 한인 벤처 사업가까지 참여, 회원 수가 426명에 이른다. 비공식적으로 샌프란시스코만 일대 첨단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한국인은 1000여명. 둘 혹은 셋 중에 한 명꼴로 K그룹 회원인 셈이다.

 K그룹 운영진인 배정융씨(램 리서치 근무)는 “취업과 창업, 시장 트렌드에 관한 알짜 정보와 노하우를 나누고 한국 및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한국계 인사를 초청하는 등 철저히 회원 중심으로 운영한 것이 많은 호응을 얻은 것 같다”면서 “우리는 미국에서 경쟁자이지만 남남이 아니며 궁극적으로는 동업자라는 점을 일깨워주고 채찍질한 열정이 통했다”고 말했다.

 K그룹은 독립 재정운용 원칙 아래 11명의 운영진이 참여하고 있으며 웹서비스·소프트웨어·네트워크·칩 디자인·에너지·바이오 6개 분야의 실질적인 교류를 돕는다.

 ◇한인 네트워크에 안팎 관심 집중=K그룹 내부 열기도 뜨겁지만, 외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월 창립총회 때는 이찬영 인포캐스트 창업자(K그룹 고문), 샌프란시스코 구본우 총영사 등이 축하인사를 전했으며 유학 중인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의장이 명예회원으로 참석했다.

 삼성·LG·티맥스소프트 등 미국 현지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K그룹들과 실질적인 교류의 폭을 넓히고 있다. K그룹의 지부 개설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미 시애틀을 중심으로 K그룹 북서부 지부가 개설됐으며 샌디에이고 등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도 지부 개설을 논의 중이다. 모두 K그룹 취지에 공감한 자발적인 움직임이다.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한국 정부기관도 K그룹과 교류하고 있다.

 ◇“벤처 업계 선순환 모델 전파”=K그룹은 한국 기업의 실리콘밸리 진출에 가교 역할과 미국 사회 내 한인 역할 모델도 고민하고 있다. 인도 및 중국인들이 미국 유수 IT 기업의 중추 세력으로 자리잡고 자국 인력의 취업 및 본국 글로벌 R&D센터 투자 유치 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K그룹 측은 “실리콘밸리는 기술과 경영의 효과적인 조화, 금융·법·회계 등 제도 및 정부의 명확한 역할 분담으로 선순환을 만들어낸다”면서 “현장에서 겪고 목격한 노하우를 한국 벤처업체 기술자와 더 많이 교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