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자동화기기 관리 ‘구멍’

 국민은행의 365코너 자동화기기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드러났다.

 본지가 자동화기기를 사용하던 도중 전원이 꺼지면서 카드를 회수하지 못했다는 독자의 제보를 바탕으로 취재한 결과, 국민은행 천안 모 지점이 관리하는 365코너의 자동화기기가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를 통한 ‘한거래 보장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고객이 30여분간 대기해야 하는 불편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은행 지점 측은 사고 발생 이후 본지의 취재가 있기까지 사고 자체를 파악조차 하지 못했으며, 심지어 자동화기기의 UPS 기능도 모르고 있었다.

 한거래 보장서비스는 현금자동입출기(ATM) 등 자동화기기의 외부 전원공급이 갑작스럽게 중단됐을 때 UPS를 거쳐 현재의 거래를 한 번까지만은 끝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전 또는 누군가의 실수로 전원 코드가 뽑혔을 때 고객의 혼란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기능으로 이미 3년 전부터 모든 자동화기기에 의무 도입됐다.

 이번 제보건은 이용 마감시간 즈음인 9시 50분께 자동화기기를 사용하다가 마감시간과 함께 전원이 나가면서 카드를 회수하지 못한 사례다. 자동화기기 업체의 관계자는 “자동화기기의 전원이 꺼지더라도 진행 중인 거래는 처리하고 카드의 배출과 동시에 다운되도록 설계돼 있다”고 한거래 보장서비스를 설명했다.

 국내 주요 업체를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이미 수년 전부터 시중에 공급 중인 모든 자동화기기는 이 기능을 의무 설치한 상태다. 자동화기기의 관리만 제대로 이뤄졌다면 이 같은 문제점을 쉽게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신권발행에 대비, 지난 2006년 하반기 이후 전국 모든 자동화기기를 신형으로 교체한 상태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자동화기기에는 UPS가 100%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또 은행 측은 분기마다 자동화기기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은행의 자동화기기 관리는 기껏해야 샘플테스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은행 측은 본지의 취재에 처음에는 발생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다가, 자체 확인 후 ‘고객의 무리한 사용’으로 오류가 발생했다며 고객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