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R이 e-프린팅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전기·전자·로봇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e-프린팅(E-Printing)이 롤투롤(R2R, Roll to Roll) 기술에 힘입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R2R은 신문을 대량으로 인쇄해 내듯 회전을 이용해 전자기판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하면 특수 필름에 전자회로를 인쇄하는 e-프린팅 결과물을 짧은 시간에 더 많이 생산해 낼 수 있다.
업계에선 R2R 기술을 만난 e-프린팅이 미래 전자산업을 이끌어갈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e-프린팅의 경우 전자·전기·로봇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e-프린팅은 각종 전자 부품의 효율적인 생산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기초기술 환경 토대 확산 및 발전에 큰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전자신문사와 건국대학교는 1일과 2일 이틀간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에서 ‘제 1회 R2R 전자인쇄기술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 국내 기술의 현황과 세계적인 트렌드를 조망하고 있다.
이 행사에서는 △R2R을 이용한 전자소자 통합 제어시스템 개발 현황 △핵심 기술에 중요성에 대해 전 세계 학자의 학술교류를 돕는 워크숍 △관련 업체 기술 소개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 영역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제품 양산에 있어 효율성과 성능을 더 할 수 있는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것.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롤투롤 공법을 적용한 OLED 조명 생산에 성공한 GE는 “저비용의 롤투롤 프로세스는 전자제품 제작에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며 “GE는 전자종이 디스플레이, 휴대용 TV스크린 등 유기전자 제품을 저렴한 비용에 대량 생산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국책 기술개발센터 VTT를 통해 전자회로와 전자소자를 만드는 R2R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독일 pm TUC의 경우에는 전자회로를 특수 필름에 인쇄하는 기술에 몰두하고 있으며 미국 듀폰은 유연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 WHRC의 경우 R2R 기술연구 및 정기적 관련 기술 워크숍과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R2R e-프린팅 패러다임’을 장악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VTT와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과 미츠무라 등은 패턴인쇄 두께 75미크론, 레지스터 에러 오차 20미크론, 제품 생산량 3∼60㎡/s를 목표로 R2R 전자소자 단층 생산기술 및 전자회로 인쇄 장비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R2R에 대한 관심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관련 연구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 해외에 비해 R2R을 이용한 e-프린팅 제품 생산에 대한 관심과 연구 수준이 미국과 핀란드 등 각국의 국책·민간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는 것과 비교할 때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중심으로 R2R 공정용 RGB 컬러필터 동시인쇄 기술을 개발 중에 있으나, 그 외의 업체에서는 전자소자의 R2R 장비 등에 대한 기술개발은 전무한 편이다. 특히 우리의 경우 대부분의 연구가 해외 연구소 및 산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기술 개발 및 습득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편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전 세계 250여명의 연구자 및 산업관련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학술적·산업적 교류뿐 아니라 학회 중 R2R 기술을 이용해 만든 RFID 인식칩 실험 등 다양한 차원의 e-프린팅이 논의된다.
행사를 기획한 건국대 신기현 교수(기계공학과)는 “롤투롤을 집어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고민과 연구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전세계 e-프린팅 연구 학자들의 학술 및 친분교류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기현 건국대 교수 인터뷰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R2R 콘퍼런스를 통해 세계 속 미래 전자산업에서 기선을 잡아나갈 계획입니다.”
이번 콘퍼런스를 총괄한 신기현 교수(건국대·기계공학과·사진)는 R2R 기술의 중요성과 함께 국제 콘퍼런스가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점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R2R를 통한 e-프린팅은 앞으로 반도체와 전자산업에 있어 기존 인쇄 방법보다 정밀도를 높이고 가격은 10분의 1 수준으로 하는 등 효율성을 높여 줄 중요한 기술”이라며 “이번 콘퍼런스의 의미는 분산돼 각개 전투를 벌이고 있던 R2R e-프린팅 기술들을 한자리에 모아 통합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 교수는 “세계적으로 한국이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에서 1등을 하고 있어 그런지 이 분야의 성장을 도울 R2R e-프린팅 분야에서도 한국이 1등을 하리라 보는 학자들이 많다”며 “산·학이 연계되는 이번 국제 콘퍼런스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콘퍼런스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데는 신 교수의 공이 크다. 20년간 R2R 분야에 매진하며 국제 학회 등을 통해 꾸준히 교분을 쌓은 신 교수의 인맥이 빛을 발했다. 이는 규모만 봐도 알 수 있다.
콘퍼런스 참여 학계·산업계 인사만도 200여 명이나 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핀란드, 독일, 일본, 미국 등의 산업체들과 R2R 기술을 연구하는 교수들이 초청됐다. 신 교수는 “이번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2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200여 명에 가까운 세계 학자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었던 건 모두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성현기자 arg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