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물위에 `태양광 발전소` 뜬다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된 글래스고 운하 예상조감도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된 글래스고 운하 예상조감도

 최근 전남 강진군이 해안 지역 태양광발전소 난립을 이유로 향후 발전소 건립을 전면 제한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외에서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수상 발전소 및 발전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해외 기술개발 및 건설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국내서도 충남 당진에서 수면 태양광발전소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지면을 적게 사용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지만 경제성 검토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달 들어 일본 규슈대학은 태양광과 풍력을 결합한 대형 수상 발전소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해안가에 띄울 수 있는 2㎞x 800m 규모의 대형 태양광 발전 설비다. 규슈대학은 현재 초기 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용화엔 3년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월에는 미국 태양광모듈 및 건설 기업인 SPG솔라와 톰슨테크놀로지인더스트리(TTI)가 공동으로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지역 와인 양조장 내부 연못에 부양장비를 이용한 수상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플로트볼태익(Floatovoltaic)’이라고 이름붙은 이 발전설비는 최대 4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태양열을 이용한 수상발전 설비 건설 시도도 활발하다. 스위스 전기·마이크로기술 센터(CSEM)는 올해 아랍에미리트(UAE)에 원형 수상 태양열 발전설비의 초기모델(프로토타입)을 건설을 건설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태양열을 모아 파이프 안의 물을 데우고 여기서 발생한 증기를 발전에 이용하는 원리다. CSEM 계획의 특징은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발전 설비가 최적의 태양빛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회전한다는 점이다. 초기 모델 운용에 성공하면 2011년께 너비 2㎞, 높이 20m의 본 발전 설비 건설에 들어갈 계획이다.영국에서는 ZM아키텍처라는 건설기업이 지난 5월 도시의 강, 운하 등에 띄워 환경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수련잎(Lilypads)’이라는 태양열발전 설비를 고안해 국제디자인대회에서 수상했다. 영국 글래스고 시의회는 이미 이 발전 설비의 초기모델 설치 및 운용에 대한 허가를 내준 상태다.

 국내서도 수상 태양광 발전 설비 건설이 시도됐다. 태양광발전 시공 전문업체 쏠라비젼(대표 윤재용)과 한국농촌공사는 현재 공동으로 농업용 저수지인 충남 당진 석문저수지 수면 위에 태양광발전소를 건립을 추진 중이다. 쏠라비젼은 특허를 취득한 ‘태양전지를 이용한 부유형 발전시스템’ 기술을 사용하며 지난 8월 테스트 설비에 대한 건설 허가도 받았다. 현재 테스트 설비의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쏠라비전은 오는 10월 정도까지 테스트 설비를 설치·운용한 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외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면을 적게 사용하고 넓은 공유수면을 활용하려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다. 물 위에서 태양 움직임에 따라 발전 설비를 회전시키면 태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기도 쉽다. 농촌진흥공사와 쏠라비전의 사업도 전국에 산재한 농업용 저수지의 공유수면을 이용하려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최근 전남 강진군이 향후 태양광발전소 건립 허가를 내 주지 않겠다고 한 가장 큰 이유도 태양광발전 설비의 난립이다.

 하지만 수상 태양에너지 발전 설비가 기술, 경제성 면에서 완벽한 건 아니다. 물 위에 떠 있으면 안개 때문에 발전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만든 전기나 증기를 본토로 보내기 위해선 일정량의 에너지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게다가 건설 비용도 지상 발전 설비보다 더 들 수 있다. 윤재용 쏠라비젼 대표는 “땅값을 포함한 지상 발전 설비의 총 투자비와 바지선 등을 이용한 부유형 발전 설비의 총 투자비를 포함한 경제성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순욱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