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Innovation Leader-박형민 일양약품 CIO

[CIOBIZ+] Innovation Leader-박형민 일양약품 CIO

 일양약품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이자 일양약품 IT 자회사 칸테크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박형민 대표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림에는 “천천히 꾸준히 가는 자가 이긴다(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는 경구가 쓰여져 있다. 직원들 책상에도 같은 그림이 붙여져 있다. 일양약품의 IT 전략을 수립하거나 칸테크의 신규 사업을 구상, 추진할 때 항상 마음 속으로 되새기기 위해서다.

 일양약품의 정보화와 칸텐크의 독자적 사업을 둘 다 만족시켜야 하는 박형민 대표는 “남들보다 빨리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멈추지 않고 항상 전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일양약품의 정보화 전략이 다른 제약사와 비교해 대단히 앞서가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양약품의 사업 전략에 발맞춰 진화해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박 대표는 일양약품의 정보화 전략을 고민하는 한편으로 칸테크의 독자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모기업 IT 아웃소싱 매출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박 대표는 외부 고객 대상의 수익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분야에서는 80여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전문성을 자신하고 있다. 칸테크에서 외부 사업의 매출 비중은 현재 70%에 이른다. 이런 성과의 비결은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추진해온 근성에 있다.

 ◇BI 고도화로 경영분석과 영업 마케팅 강화=일양약품은 1999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BI를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코그노스(현 IBM)의 BI 솔루션을 도입, 구축해 지금까지 계속 발전시켜 왔는데 올해에도 역시 대대적인 BI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일양약품은 BI 시스템을 기존 클라이언트서버(CS) 기반에서 웹 기반으로 전환하고 있다. 여기에 성과평가(BSC) 솔루션과 영업자동화(SFA) 솔루션을 통합함으로써 BI 하나로 경영 성과 분석과 판단, 영업˙마케팅과 고객 관리까지 한번에 수행할 수 있는 통합 비즈니스 포탈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성과평가 솔루션인 퍼프만(PerfMan)을 구축, BI 포탈에 통합하고 있으며 SFA 솔루션도 구축 작업 중이다.

 올해 구축에 들어간 SFA 시스템은 중외정보기술의 SFA 솔루션과 블랙잭폰 단말기로 구성된다. 박 대표는 “SFA 시스템에서 스마트폰이나 PDA를 사용하는 제약사들이 많은데, 터치 방식의 입력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며 “블랙잭폰은 별도의 키보드도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단말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박 대표는 성과평가 기능을 통합한 웹 기반의 새 BI 포탈이 사용자 편이성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BI 한 화면에서 분석과 판단이 동시에 이뤄져 일양약품이 적시에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2010년 1월 1일 오픈이 목표인 통합BI 포탈은 분석과 성과 평가 기능으로 마케팅을 지원하는 분석CRM의 역할과, SFA 통합으로 영업 지원 극대화를 위한 운영CRM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일양약품은 BI 고도화 프로젝트와 SFA 시스템 구축에 1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PMS·DLP 등 신규 도입 검토=원비디와 영비천 등으로 잘 알려진 일양약품은 과감한 R&D 투자로도 정평이 나 있다. 총 매출의 7%를 R&D에 투입, 신약개발에 앞장서온 일양약품은 백혈병 치료제, 항궤양 치료제 개발에서 선두위치에 서 있다. 최근 백혈병 치료제 ‘IY5511’의 1상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완료돼 2상 임상시험에 들어갔는데, 이 약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표적항암제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서 업계의 대단한 관심을 모았다.

일양약품이 신약개발 및 R&D 투자에 과감한 만큼 투자 내용을 명확히 하고 투자 성과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박 대표는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PMS(프로젝트관리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약개발과 R&D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성과를 도출했다고 해도 단 한 번의 기술 유출로 그간의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기술 의존도가 높은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첨단 하이테크산업에서는 보안이 극히 중요하다. 일양약품도 예외는 아니다. 박 대표는 일양약품의 보안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DLP(데이터유출방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원천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디지털저작관리(DRM)는 문서가 설령 유출되더라도 암호화로 인해 문서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고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암호화가 해제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며 “또 오피스 등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버전업되면 DRM이 이를 지원하기까지 몇 개월이 소요되는 것도 DRM 도입의 장애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DLP는 데이터가 외부에 유출될 경우 즉시 관리자와 관계자에게 동시 경보를 알리는 형태이기 때문에 일양약품의 업무 환경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됐다.

 박 대표는 내부 시스템 고도화뿐만 아니라 제약업계의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특히 밸리데이션제 의무화가 전 의약품목으로 확대됨에 따라 이 기준에 부합하는 생산설비를 갖추는 데 여념이 없다. 현재 일양약품은 CSV(Computerized Systems Validation) 관련 자체 TF팀를 구성해 운영시스템을 변경,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충북 음성에 의약제조 품질 기준인 GMP 준수 생산시설을 갖춘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확정 전이어서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신축 공장으로 이전할 경우에 대비해 전사적자원관리(ERP)와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외부 사업 비중 확대=박 대표는 자신이 일양약품의 CIO이지만 IT 솔루션 전문회사 칸테크의 대표임을 한시도 잊지 않는다. 일양약품의 IT 자회사로서 칸테크는 초기 모기업의 시스템 관리 및 유지보수 사업만 전담했지만 현재는 다양한 사업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양약품에 BI 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계기로 BI 전문 솔루션 업체로서 입지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ERP, BSC 등 다양한 솔루션 분야로 진출했다. 총 매출에서 외부 사업의 비중이 70%에 이를 정도다.

칸테크는 최근 대학정보화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대학 자체 평가가 의무화되면서 교육통계정보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음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칸테크가 자체 개발한 성과평가 솔루션 퍼프만은 이 사업에서도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퍼프만과 BI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면서 대학가의 반응이 좋아 강원대, 대전대, 동국대, 한신대, 충북대 등 고객사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외부 사업으로 올해 6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대학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스템 구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대학정보화 시장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일반 산업군에는 기업성과관리(CPM)의 수요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관련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박형민 대표는

서울시립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첫 직장으로 일양약품에 입사했다. 1994년 일양약품 전산실이 칸테크로 분사할 때 칸테크 초기 설립 멤버로 활동했다. 2년 뒤 회사를 그만두고 옛 한보그룹과 삼일회계법인 등에서 전사적자원관리(ERP) 기술 영업을 담당했으며 1999년 칸테크에 재입사했다. 현재 일양약품의 CIO 겸 칸테크 대표를 맡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일양약품의 IT 전략을 총괄 지휘해 왔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