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 시장 `공짜 콘텐츠` 몰려온다

 #밀리언셀러 작가인 제임스 패터슨은 최근 그의 연작 소설 ‘더 앤젤 익스페리먼트(The Angel Experiment)’의 최신작을 무료로 공개했다. 물론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e북) 버전이다. 아마존의 e북 단말기 ‘킨들’용 콘텐츠를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이 책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패터슨은 “e북을 무료로 공개하고 다운로드 건수가 수천 건에 달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서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공짜로 책을 선보이면 시리즈의 다른 책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며 앞으로 킨들 사이트의 ‘공짜’ 코너에 제공하는 책의 수를 점차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짜 e북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10일 AP는 공짜 e북 콘텐츠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둘러싼 명과 암을 전했다.

 지난 몇달 간 킨들 사이트에서 수만권을 팔아치운 베스트셀러들은 ‘오만과 편견’ ‘셜록 홈즈의 모험’ 등 고전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공짜 콘텐츠가 늘면서 최근 킨들의 인기순위 ‘Top 3’는 모두 공짜 책이 차지했다.

 제임스 패터슨과 조셉 파인더가 같이 쓴 ‘파라노이아(Paranoia)’, 그렉 키이스의 ‘더 브라이어 킹(The Briar King)’ 등이 그것이다.

 e북 콘텐츠의 가격이 9.99달러로 표준화 되면서 수익 하락을 우려해 왔던 출판업계도 공짜에는 우호적이다. 공짜 e북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셰트 북그룹의 수석 부사장 마자 토마스는 “어디든 공짜를 원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라며 “이를 새로운 수익으로 연결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렉 키이스의 판타지 소설을 출판한 랜덤하우스의 스콧 섀넌은 “대개 시리즈 책의 1권을 공짜로 내놓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램덤하우스의 임프린트(독립 출판 브랜드)인 델 레이가 내놓은 나오미 노빅의 소설 ‘테메레르(Temeraire)’는 1권을 무료 배포한 뒤 나머지 책의 판매가 1000퍼센트 이상 늘었다.

 하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콧 섀넌은 “공짜 마케팅이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이를 유지할 지는 회사 내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며 “독자들에게 책을 쓰는데는 시간과 노력이 투입된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야만 한다”고 말했다. 공짜 콘텐츠만 노리는 얌체 고객에 대한 우려다.

 인기 스릴러물 작가 조셉 파인더는 무료로 소설 ‘파워 플레이(Power Play)’ ‘킬러 인스팅트(Killer Instinct)’ 등을 공개하면서 유명세를 치른 케이스다. 조셉 파인더는 “많은 독자들로부터 ‘공짜 책을 읽기 전에는 당신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메일을 받고 있으며, 무료 배포 전에 책이 많이 팔리지 않았기 때문에 밑진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면서도 나름의 고민을 전했다.

 그는 “공짜 e북 콘텐츠를 통해 무임승차하는 이들이 늘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며 “더욱이 공짜 e북 콘텐츠만으로도 e북 단말기를 다 채울 수 있을 만큼 무료 콘텐츠가 늘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