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세계 각국에서 게임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판매 가격을 최대 30% 이상 비싸게 매겼다. 또 MS는 한국에만 MS포인트라는 별도의 결제수단을 도입해 제품 가격보다 많은 금액을 충전하도록 만들어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S의 온라인 게임 판매 서비스인 ‘X박스 라이브 마켓플레이스’에선 같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의 판매 가격이 다르다. X박스360용 자동차경주 게임의 대표작인 ‘번아웃파라다이스’는 한국에서 2400MS포인트에 판매되고 있다. 100MS포인트가 1360원에 해당하므로 이 게임은 3만2640원인 셈이다. 반면에 미국에선 19.99달러에 팔린다. 환율 변동을 감안하더라도 2만5000원 내외의 금액이다. 동일한 게임을 인터넷에서 내려받는 방식으로 구매하는데 우리나라 판매 가격이 미국보다 30% 이상 비싸다.
마이크소프트는 한국 X박스 라이브 마켓플레이스에서 총 12개의 게임을 다운로드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인 6개의 가격이 2400MS포인트다. 반면에 미국에서 판매하는 게임의 대부분은 19.99달러다.
가격 차이뿐 아니라 결제 수단도 우리나라만 불편하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국가들은 각각 달러나 엔, 유로 등 현지 통화로 결제가 가능하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MS포인트라는 독특한 결제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MS포인트의 가장 큰 문제는 실제 구입 가격 이상을 충전해야 하는 점이다. MS포인트는 500포인트 단위로만 구매할 수 있다. 따라서 2400MS포인트짜리 번아웃파라다이스를 사려면 어쩔 수 없이 2500MS포인트를 충전해야 한다.
나머지 100MS포인트는 다른 게임을 사기 전까지 그대로 묵혀둬야 한다. 외국은 소비자가 원하는 게임의 가격을 정확히 지급하면 되지만 국내 소비자는 원하지 않는 MS포인트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추가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임 종류도 천양지차다. 미국 X박스 라이브 마켓플레이스의 게임 종류는 54개다. 한국보다 4.5배나 많다. 더욱이 미국에서는 ‘레인보우식스 베가스’나 ‘니드포스피드 카본’ 등 흥행작이 다수 마련됐지만 한국의 X박스 라이브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되는 게임은 대개 한물간 구식 게임이 주류를 이룬다.
X박스 이용자들은 인터넷 게시판에서 “전자상가에서 중고로도 1만원이면 사는 게임을 누가 3만원도 넘게 주고 사겠는가”라며 “가격뿐 아니라 결제 방식도 사용자가 편하게 변경해야 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조혁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은 “가격 차이와 결제수단 등 차이점을 파악 중이며 문제가 된다면 내부 협의를 거쳐 바람직한 방향으로 수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