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사기진작 위해 투자자에 매각 알선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이 직원 소유 주식을 현금화할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고 24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과거 호황기 벤처기업들은 기업공개 시 스톡옵션 행사로 돈을 벌었지만 현재 벤처기업들은 불황에 기업공개 시장마저 얼어붙어 과거의 영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페이스북 전·현직 직원들이 보유한 회사 주식을 러시아 투자자인 디지털스카이테크놀로지스에 매각한 사례가 이 같은 움직임을 촉발시켰다고 외신은 전했다.

 설립 5년째인 페이스북은 기약 없이 기업공개를 기다려야 하는 직원들의 심정을 헤아려 이번 결정을 내렸다.

 페이스북 직원들은 보유 주식 중 최대 100만달러어치 또는 배정받은 주식의 최대 25%를 매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정통한 소식통은 페이스북 직원 소유 지분의 매각 신청 금액이 디지털스카이가 할당한 1억달러를 초과해 전직 직원들이 매각할 수 있는 주식 수를 줄여야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의 사례에 고무된 다수 실리콘밸리 벤처들이 유사한 프로그램 도입을 모색 중이다.

 투자기업인 인더스트리벤처스와 밀레니엄벤처스는 다수 벤처기업들과 함께 페이스북과 비슷한 형태의 투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개인 소유 기업의 주식 매매를 중개하는 ‘세컨드마켓’은 최근 15개 비상장 기업들과 협약을 체결, 온라인에서 주식 거래를 알선해 주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금 조달 프로그램이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이탈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기업은 벤처캐피털과 같은 제3자 개입으로 직원 소유 주식 거래 현황을 한층 잘 관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인 NYPPEX는 투자자들이 올해 개인 회사 주식 매입에 총 10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57억달러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하지만 일부 벤처투자가들은 이런 방식이 직원들에게 회사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오히려 일찌감치 돈을 챙겨서 회사를 나갈 기회를 마련해 준다며 지나친 긍정론을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