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프레임과 유닉스서버 간 경쟁구도가 과거 이분법적인 우열 논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사용자가 서버업계의 소모적인 성능 논쟁에 휩싸이기보다는 여러 옷 가운데 본인에 맞는 옷을 고르듯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서버가 지난 20여년간 경쟁 속에 장단점을 상호 보완함에 따라 사용자 입장에서는 굳이 과거처럼 어떤 기종이 더 우월하다, 나쁘다 식의 이분법적인 접근을 취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준비 중인 대구은행과 코레일은 사전 컨설팅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메인프레임을 유닉스서버로 교체한다는 의견을 도출했지만 최근 실제 플랫폼 도입과정에서는 두 가지 모두를 검토대상에 올렸다. 두 곳 모두 불과 1∼2년 전만 해도 개방형 컴퓨팅 환경에 유닉스서버로의 다운사이징을 선호했던 사이트다.
대구은행은 최근 최종적으로 다운사이징을 결정하긴 했지만 앞서 업계로부터 메인프레임, 유닉스서버의 정보자료를 함께 받고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쳤다. 이달 중 차세대사업을 발주할 예정인 코레일도 특정 플랫폼을 지정하지 않고 IT업체가 최적의 시스템을 제안하도록 했다.
유닉스서버 사이트가 메인프레임을 검토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비씨카드는 최근 차세대시스템 플랫폼을 놓고 현재 운용 중인 유닉스서버 외에 메인프레임도 검토 대상에 올렸다. 메인프레임 사이트가 유닉스서버를 도입한 경우는 많지만 반대로 유닉스서버 사이트가 메인프레임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검토 자체만으로도 이례적이다.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준비중인 A사 CIO는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서버 어느 것이든 우리 환경에 유리한 기종을 채택할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현상은 국내 서버 시장이 그만큼 성숙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결국 업체 간 가격싸움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서버업계 관계자는 “사용자가 오로지 도입 비용을 낮추기 위해 메인프레임, 유닉스서버를 동시에 검토하는 경우도 있다”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