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업계, 새 동력 찾아 `티 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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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골프 내수 시장이 지난해부터 정체기에 진입해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3일 골프존·알바트로스·훼밀리골프·알디텍 등 상위권 스크린골프 업체들의 매출실적을 집계한 결과, 2009년 골프 시뮬레이터 내수판매는 약 5000세트, 매출액 기준 약 17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8년과 비교할 때 스크린골프의 장비 판매(4500대)는 다소 늘었지만 매출 규모는 거의 변함이 없다. 지난 2008년 기업구조조정으로 창업희망자가 크게 늘어난 상황을 감안하면 스크린골프 시장의 폭발적 성장기는 확실히 지나간 셈이다.

업계 1위 골프존(대표 김영찬)은 지난해 내수, 수출을 합쳐서 전년보다 34% 증가한 135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수 시장에 판매한 골프 시뮬레이터 매출액만 따지면 1000억원 남짓해 전년대비 한자리 숫자의 완만한 성장세에 그쳤다. 알바트로스·훼밀리골프 등 경쟁사들은 2008년 골프존의 점유율 확대(70%)와 경기침체 여파로 내수시장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스크린골프 시장은 지난 2005∼2008년까지 연간 2∼3배씩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성장세는 다소 주춤하지만 스크린골프방의 창업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해 12월 전국에 들어선 스크린골프방 숫자는 약 3800개로 2008년 연말(3000개)에 비해 1년새 약 26% 증가했다. 최근 3개월내 골프방을 찾은 이용객은 2009년 2월 96만명에서 9월에는 127만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스크린골프 수요가 증가하는데도 시뮬레이터 판매가 정체된 이유는 높은 창업비용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창업 수요에도 불구하고 스크린골프 내수 시장의 정체기가 향후 2∼3년은 더 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스크린골프 업계는 기존 시뮬레이터 판매 외에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형편이다. 골프존은 시뮬레이터 판매가 한계에 부딪히자 SW, 네트워크 기반의 수익모델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국 매장의 스크린에서 고급 승용차, 보험상품 등 광고서비스를 시작하고 주문형 가상골프장을 만들어서 기업홍보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알바트로스는 실외 골프연습장에 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지역적으로 떨어진 고객들이 가상공간에서 함께 골프를 즐기는 실시간 게임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알디텍은 스크린골프방의 시설을 활용해 양궁게임을 하는 신규사업을 진행한다.

김영찬 골프존 사장은 “스크린골프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지만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시뮬레이터 장비 판매보다는 네트워크 서비스, 광고기반의 수익비중을 점차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