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막이 오른 증시에 비관론이 팽배하다.
뚜렷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대외 악재 및 경기모멘텀 둔화, 수급 악화, 계절적 요인 등이 겹치면서 3∼4월 중 코스피가 연간 저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2일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기선행지수로 파악할 수 있는 국내 경기가 올해 1월을 전후로 하락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3월 중·후반이 상반기 중 최악의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경기선행지수 정점이란 트라우마를 극복할 경우 연중 1차 저점이 3월과 4월 구간에서 만들어질 것”이라며 “3월은 그 어느 달 보다 중요한 한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3월 중 코스피 밴드는 1520∼1650포인트 수준이다. 이 밴드 안에서 지수가 지루하게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땅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널린 악재들이 힘을 발휘하며 증시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 중국발 긴축 우려 등 낯익은 대외 악재가 여전하고 3일 발표될 1월 경기선행지수도 상승폭이 꺾이면서 증시를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계절적 요인, 10년만에 최대 IPO 물량으로 수급이 나빠졌다는 것도 문제다. 금융기업의 회계결산이 있는 3월에는 전통적으로 유동성이 대폭 줄어든다. 3월 초 열리는 중국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도 중국의 긴축 우려를 또한번 키우면서 투자심리를 악화시킨다. 여기에 올해는 상반기 중 삼성생명(4조원), 대한생명(2조원) 등 대형 기업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IPO에 돈이 몰려 증시 수급은 더 팍팍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 시점의 악재들이 장기적으로 부정적이지 만은 않다는데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유럽·미국·중국발 악재가 길게 볼 때 증시의 위험 및 불안 요소를 제거하고, 증시와 실물 경기와의 괴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저점은 곧 반등의 시작으로 빠르면 이번달 중 박스권 장세가 끝날 것이란 기대도 가능하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월 증시가 공포의 구간이었다면 3월은 매수구간으로 진입하는 변곡점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매수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