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초등학교 과학시간, 교사가 미리 준비해온 수업 주제를 제시하자 학생들이 관련 이미지를 그린다. 교사는 학생들의 그림 중 하나를 칠판에 붙인다.
학생들은 6인 정도의 소규모 그룹으로 나눠 조별 실험을 진행한 뒤 자유로운 토론을 벌인다.
프랑스 초등학교 과학교사 30% 이상이 활용하는 체험형 과학교육프로그램인 `라 맹 알라 빠뜨(La main 〃 la p〃te)` 수업 현장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주입식, 경쟁 위주의 과학 교육 대신 체험을 통한 창의 인재 양성이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프랑스의 과학수업을 바꿔놓은 이 프로그램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정윤)이 8월 3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개최하는 `대한민국과학축전`에서다. 매년 20만명이 찾는 이 축전은 올해 세계적 수준의 국제화 과학체험 교육의 장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선진국 체험 과학 전수=이번 축전은 `선진국 과학 체험의 장`을 차별화한 포인트로 내세웠다. 프랑스, 미국의 선진과학 교육 프로그램을 우리나라 교사에게 전수한다.
`라 맹 알라 빠뜨`는 `손으로 반죽을`이라는 의미로,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직접 만지듯 체험하면서 과학의 개념을 익히는 프로그램이다. 199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조르주 샤르파크 박사가 개발해 2002년 프랑스 학교 교육에 정식 도입됐다.
이번 축전에는 올리비에 버거 프랑스 교육부 장학관이 직접 이달 말부터 8월 2일까지 2박 3일간 강사 45명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한 뒤 축전 행사장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미국 국가과학재단(NSF)이 개발한 과학학습 모듈인 `FOSS(Full Option Science System)`를 일선 교사들이 직접 체험함으로써 학교 현장에 보급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FOSS는 말 그대로 `과학학습에 필요한 모든 것을 포함하는 교육과정`으로, 교재·키트·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 기간 중 4일부터 6일까지 FOSS 모듈을 비롯한 탐구과학학습의 전문가인 제임스 스콧 허드슨이 직접 교사 90명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한다.
◇컨테이너 박스 속 신기한 과학체험=80개에 달하는 컨테이너 박스 속 과학 체험도 학생들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이번 축전의 하이라이트이다.
창의재단은 `생활과학교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재활용 컨테이너 박스 80개를 한쪽 면을 터 교실로 꾸몄다. 학생들은 각각의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과학실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개미발 소리 청진기` `더듬이 스윗로봇 만들기` 나만의 케플러식 천체망원경 만들기` `자석으로 만드는 롤러코스터` `3D의 세계` 등 명칭만 봐도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가득하다.
청소년 과학탐구반 우수과학체험 프로그램 22개도 실제 수업 형태로 운영해 들러볼 만하다.
◇과학을 통한 다양성·소통 모색=이번 축전은 `다양성` `소통` `꿈` `새로운 10년`이란 4가지 테마로 잡아 전시관을 구성했다.
다양성을 주제로 한 `생물다양성관`에서는 유네스코 생물다양성 특별 사진전, 내셔널지오그래픽 영상전이 펼쳐진다.
`소통·융합관`에서는 과학기술을 인문학·예술 등 타 분야의 관점에서 조망해보는 융합카페와 과학기술앰배서더 특별강연도 진행한다.
국내 정부출연연구소의 과학기술 성과를 만나는 자리도 마련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등 정부 출연연 22개와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 12개, 민간단체 6곳이 성과를 전시하고 이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김영식 교과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본격적인 휴가철과 여름방학을 맞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과학체험에 대한 뜻 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소개했다.
이번 축전은 행사 기간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