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포커스]노벨과학상 명당, 따로 있었네!

노벨상 절반 이상 미국인, 수상 패턴도…

[사이언스포커스]노벨과학상 명당, 따로 있었네!

최근 6회 연속, 올해에만 무려 19차례나 1등을 배출한 로또명당이 화제다. 놀라운 것은 이 사이트가 단순히 운으로 `명당`이라는 명칭을 얻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과학적 분석기법을 도입, 자체 개발한 예측시스템이 최고의 적중률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해마다 10월 초가 되면 세계의 과학자들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들려오는 노벨상 소식에 귀를 기울인다. 올해도 우리 과학자가 노벨상을 수상한다는 소식이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과학상뿐 아니라 기대했던 문학상도 다른 국가가 가져갔다.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도대체 과학경쟁력 세계 4위를 기록한다는 한국이 왜 노벨과학상(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에는 이렇게 약한지 궁금해진다. 반대로 해마다 노벨과학상을 쓸어가는 국가와 과학자는 우리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

◇수상자 배출 명당은 이곳=지역 · 국가별로 보면 전체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54.5%는 미국 차지다. 이어 영국 9.4%, 독일 8.5%, 일본 5.2%로 뒤를 잇는다. 미국이 단연 압도적이며 일본이 최근 강세다.

이들 국가에서도 몇몇 대학과 연구기관 출신들이 노벨과학상을 독점하고 있다. 또 이들 대학은 노벨상 수상자를 교수로 초빙하는 경우가 많아 후속 수상자 배출에도 유리하다.

최근 30년간(1981~2010년) 수상자의 소속기관은 총 119개며 이 가운데 대학이 68개(57.1%), 연구소 40개(33.6%), 기타 11개(9.2%)를 차지한다.

이 기간 동안 2개 이상의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27개 대학 중 23개는 역시 미국 대학이다.

연구기관으로는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 스위스의 유럽공동원자핵연구소, 미국의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가 강세다. 노벨과학상의 대부분은 이곳에서 배출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노벨과학상 수상 패턴은 이것=좀 더 들어가 최근 30년간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수상패턴을 분석해보자.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높은 공동수상 비율이다. 공동수상 비율이 무려 78.9%에 이른다. 첨단과학의 대형화, 융복합화 추세에 따라 개인연구의 한계와 연구실패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연구자들이 보유한 전문성을 상호보완하기 위한 집단연구가 급증한다는 의미다.

또 수상자의 대부분이 20~30대에 수상 논문을 쓰며, 수상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다. 80년대 50세 이하 수상자 수는 20명인 반면 2000년대는 8명으로 감소했다. 과학 분야의 창의적 성과는 생애 초기에 나타난다는 것을 반증한다.

논문으로도 수상여부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대다수 논문은 4~5년 간 인용 수가 급격히 올라가다 서서히 떨어진다. 반면 노벨상을 받은 논문은 30~40년간 지속적으로 인용되는 경향이 있다.

또 이론연구는 실험적으로 반드시 검증돼야 하며 실험을 위한 고가의 대형 연구장비 구축에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0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고바야시, 마쓰카와 교수의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고에너지연구소에 무려 1조원 이상을 투자한 바 있다.

◇노벨과학상 정부가 만든다=한국은 과연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까. 현재 상태라면 앞으로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과기계의 시각이다. 원인은 간단히 창의적 선도과학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곳 세계 수준의 창의적이고 탁월한 연구 성과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창의적 선도과학자 배출의 기반은 순수기초과학에 있다.

한국은 정부 R&D중 기초연구 비중이 증가추세에 있으나 순수 기초과학분야(수학, 물리, 화학, 천문, 생명과학, 지구과학)는 정부 R&D의 11.2%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 NSF의 순수기초과학 비중은 46%다. 특히 기초과학 관련 3개 연방기관(NSF, NIST, DOE)의 예산을 향후 10년간 2배로 증액할 계획이다. 이웃 일본의 기초과학 연구비는 한국의 약 6배에 달한다.

박구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본부장은 “결국 짧은 기초과학연구 역사를 가진 한국이 빠르게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창의적 연구가 집적돼 수행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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