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이머징 팔고 선진국 산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에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머니마켓펀드(MMF) 등 현금성 자산에서 돈을 인출하고 하이일드 채권을 이머징 채권과 더불어 고수익 베팅자산에 끼워주고, 이머징 주식보다 선진국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31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투자 주식형 펀드에서 지난주 급기야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2008년 하반기 이래 가장 많은 자금인 30억달러가 이탈했다.

선진국 투자 주식형 펀드로는 57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2주전 98억 달러보다는 줄었지만, 연간 기준으로 5년 만에 순유입 전환했다.

이로써 연초 이후 선진국 투자 주식형펀드로 50억달러가 순유입돼, 같은 기간 이머징 주식 베팅 자금 36억달러를 크게 상회하게 됐다.

이재훈 애널리스트는 "`이머징 short(팔자), 선진국 long(사자)` 모양새를 얼추 갖춰가는 양상"이라며 "상품 투자 섹터 펀드에서 집계 이래 최대인 14억달러가 이탈한 것과 함께 보면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긴축 부담 회피 의지가 비교적 선명하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쯤 되니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이 걱정되지만 크게 우려하지 말자는 입장"이라며 "설상가상으로 주말 이집트 등 중동 국가 정치적 불안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해석되는 국면인지라 당분간 아시아 전반에 대한 자금 유입 둔화 가능성은 열어둬야겠지만, 한국시장 외국인 수급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그는 ▲한국과 대만은 여타 아시아 국가 대비 IT 비중이 높아 선진국 경기 회복의 수혜를 보는 반면 ▲2010년 주가 상승률 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았고 ▲밸류에이션이 안정적이며 ▲GEM펀드 내에서 벤치마크 대비 비중 하회폭이 가장 컸던 국가라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이머징 주식이 선진국 대비 부진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글로벌 주식투자자들은 IT섹터를 금융 다음으로 많이 샀고, 최근 4주간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출과 외국인 순매도가 발생하고 있으나 한국과 대만으로의 자금유입 지속 관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