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컬처] 탈모, 언제쯤 안녕할 수 있을까

 최근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15~20%가, 여성의 5~10% 가량이 탈모로 고통 받고 있다고 한다.

 탈모 원인에는 유전·환경적 요인이나 위생상태·영양결핍·생활습관 등이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층의 탈모환자가 늘고 있다. 젊은이들이 과거에 비해 학업·취업·업무 등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면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발생하면서 탈모가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탈모의 확실한 치료법은 모발 이식이다. 상대적으로 탈모가 덜한 뒷머리 모발을 채취, 탈모가 심한 부위에 이식을 하는 것이다. 시술에는 2~3시간이 든다. 그동안 약 500~1000가닥의 모발을 이식한다. 이식된 모발은 수개월 뒤 빠지고 새로운 모발이 난다. 이것은 다시 빠지지 않는다. 자신의 모발을 사용하는 ‘자가모발이식술’은 부작용도 적다. 다만 수백에서 수천만원까지 드는 비용이 문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 획기적인 탈모 치료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물질이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UCLA대 밀런 물루게타 박사 연구팀은 ‘아스트레신-B’라는 물질을 스트레스로 털이 빠진 실험용 쥐에 5일간 주사한 결과 털이 수북이 자라난 사실을 발견했다. 쥐들은 5일만의 치료로 최장 4개월 정도의 모발 재생 효과를 보였다. 물루게타 박사는 “쥐의 수명이 2년임을 감안할 때 매우 대단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물루게타 박사는 이 물질을 이용한 탈모 치료제가 임상시험까지 약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탈모로 걱정하는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약이 개발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견도 있다. 아스트레신-B가 궁극적인 탈모치료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 억제제일 뿐, 없는 머리카락을 다시 자라나게 하는 등의 효과는 나타낼 수 없다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이기는 하지만 유전·노화 등 다른 원인 때문에 발생한 탈모까지 모두 치료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