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태양신이 노했다

[사이언스]태양신이 노했다

 태양의 활동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15일 태양의 강력한 폭발이 있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태양 폭발은 X등급으로 대단히 강력한 폭발로 분류된다. 이 폭발로 인한 전자기 폭풍으로 단파통신 장애가 발생했고 일부 항공기는 북극항로를 운항하지 못했다.

 태양의 분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오는 2013년 5월로 예상되는 태양 활동 극대기까지 태양폭풍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영국 과학자문위원 존 베딩턴 교수 등은 2013년 태양폭풍이 불어 닥칠 것이며 이로 인해 통신위성 전자기기 GPS장비에 최대 2조달러(약3200조원)의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연 지구의 생명을 한 손에 쥐고 있는 태양이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일까.

 ◇태양은 왜 폭발하나=표면적으로 보면 태양폭발이란 활발한 태양 흑점군 부근 체층의 일부가 갑자기 밝아지다가 수십 분 후에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현상이다. 이 같은 현상은 태양의 검은 흑점들이 주변의 온도들과 차이가 심해서 순간적으로 솟구치면서 발생한다. 튀김을 튀길 때 기름이 뜨거울 때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엄청난 열기와 증기가 솟구치는 것과 비슷하다.

 태양활동은 극소기를 지나 지난해부터 흑점이 증가하며 2013년 활동 극대기를 향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차례 대규모 폭발이 예상되고 있다.

 태양이 폭발하면 태양의 코로나에서 전자, 양성자, 헬륨원자핵 등으로 이뤄진 전기를 띤 입자가 분출된다. 고속의 플라즈마 입자가 퍼져나가는 현상을 태양폭풍이라고 한다. 태양이 폭풍에 의한 입자가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1~2일 정도 소요된다.

 태양폭풍은 폭발 당시 방출된 X선의 강도에 따라 X급, M급, C급으로 분류한다. 1859년에 발생한 태양폭풍은 가장 강력한 X60의 규모로 추정됐다.

 ◇지구에 어떤 영향 주나=태양폭발에 따른 플라즈마 입자가 지구에 도착하게 되면 지구 자기장에 영향을 미쳐 전파교란(통신 잡음 증가)이나 인공위성 운영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발생한 태양폭발도 전리층에 영향을 주어 아마추어 무선통신 등 단파통신에 영향을 줬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관찰하는 전리층 관측 자료에도 이 같은 변화는 있었다. 또 태양으로부터 날아오는 입자들은 전력선과 같은 전기장비들은 망가뜨린다. TV와 휴대폰 등이 일시적으로 신호를 잃을 수 있다. 그리고 우주에 우주복을 입고 사람이 활동한다면 플레어로 인한 방사능으로 사망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태양폭발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것은 위성이다. 상층 대기권의 밀도가 변해 위성이 고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내부 반도체 회로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1998년에는 태양에서 나온 고에너지 입자의 영향으로 ‘갤럭시 4’라는 위성이 작동 불능상태가 돼, 미국 전역에서 무선호출기가 불통되고 관련 통신시설이 마비된 적이 있다. 태양풍과 자기권이 서로 간섭을 일으키면 지구에 전자기폭풍이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 발생한 태양폭풍에서는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피해는 주지 않았다. 어쩌면 운이 좋았다.

 전파연구소 관계자는 “지구의 자기장 이동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태양의 자기장이 작용할 때, 두 자기장이 서로 충돌해 지구의 통신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이번 폭발에 따른 태양 자기장은 당시 지구 자기장의 이동 방향(남→북)과 같은 방향으로 작용해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원인모를 엄청난 대폭발의 태양폭풍 즉 ‘슈퍼 플레어’가 터질 때다. 이 태양의 방사능은 지구의 동식물에 예상 밖의 치명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

 ◇태양은 죽어간다=최근 발생한 규모의 태양폭발은 지난 2006년 12월에도 발생했다. 이 때 역시 단파통신 장애가 보고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폭발이 2012년으로 예상되는 24번째 태양흑점주기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또 태양은 이 같은 현상을 반복하며 죽어간다. 물론 현 세대가 그 장면을 볼 일은 없다. 미국 학자에 의하면 10억년마다 태양은 10%씩 밝아지고 있고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다 지구궤도 까지 커질 것이며 결국 지구를 삼켜버리게 된다.

 호주 물리학자인 서던 퀸즐랜드 대학의 브래드 카터 박사는 “베텔기우스가 현재 중력 붕괴 징후를 보이며 질량을 잃고 있는데 2012년 내에 대폭발을 일으켜 지구에서 태양 2개가 떠오르는 격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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