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컬처] 춘곤증을 이기려면

 봄이 눈앞에 다가왔다. 꽃샘추위가 마지막 시샘을 부리고 있지만 남쪽에서 불어오는 온기 앞에서는 무력하기만 하다. 하지만, 봄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으니, 그의 이름은 춘곤증. 밀려오는 졸음 앞에서는 학생이나 직장인 모두 당할 재간이 없다. 커피나 담배로 잠을 떨치려 노력해보지만 효과는 잠시 뿐. 자리에 앉으면 이내 나른함이 밀려온다.

 춘곤증은 우리 몸이 계절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겨우내 추운 날씨로 굳은 근육이 처지고 혈관이 팽창하면서 나른함과 졸음을 동반하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봄철 피로증상인 춘곤증이 있다면 영양부족이나 운동부족은 아닌지 체크해 보라”며 “커피나 담배로 졸음을 쫒으려 하지 말고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 시기에는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갑작스런 변화가 피로를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들은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라고 권한다. 커피는 두뇌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만 저녁 식사 뒤에는 삼가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아침 식사도 춘곤증을 물리치는 좋은 방법이다. 아침은 거르지 않고 제 시간에 먹고, 대신 점심과 저녁은 지나친 포만감이 들지 않도록 다소 아쉽게 먹는 것이 좋다. 주된 음식으로는 달래, 냉이, 씀바귀, 쑥 같은 봄나물을 권한다. 이들 음식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며 오장육부의 기를 충실하고 조화롭게 해준다.

 수분 섭취도 충분히 해줘야 한다. 날씨가 덥고 건조해지는 봄에 제때 수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생체리듬이 망가지고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하루에 8잔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 검진도 도움이 된다. 춘곤증의 증상이라고 여겼던 현장이 만성피로증후군과 같은 질병의 초기 징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은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일상 활동에 현격한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춘곤증이 2~3주 이상 오래가거나 점차 악화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전문의들은 “만성피로증후군은 피로가 계속되거나 재발되는 경우가 잦고, 남성보다 여성이 2배가량 많으며, 전체 인구의 1.5%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무엇보다 잦은 야근과 과음, 불규칙한 수면 습관 등이 피로의 원인인 만큼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생활 리듬을 되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협조=한국과학창의재단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