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컬처] 과학기술이 도서관을 바꾼다

[사이언스 인 컬처] 과학기술이 도서관을 바꾼다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 사람들의 손에 쥔 종이책이나 신문은 점차 스마트폰으로 대체되고 있다. 심지어 아이패드·갤럭시탭 등 스마트패드(태블릿PC)를 통해 뉴스나 책을 접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정보 습득의 매개체인 종이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패드 보급이 확대될수록 이러한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일상으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도서관은 어떻게 될까. 종이로 제작된 책과 정보가 대부분이었던 도서관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할까.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정윤)과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우진영)은 최근 도서관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조택연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21세기 미래사회 도서관의 모습을 ‘스마트’란 용어로 설명했다. 기존 도서관이 지식을 보존하는 지식창고라면 21세기의 도서관은 창의적이며 융합적인 지식을 창출하는 지식생산의 공간이라는 얘기다. 이를테면 스마트 도서관 시대에는 책을 이용하기 위해 반드시 도서관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대신 주민자치센터가 스마트 도서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주민자치센터가 활성화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지식을 보다 많이 공유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 자리에서는 융합 환경의 확산에 따라 도서관에 축적된 정보의 전달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도서관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인쇄물에서 PC를 거쳐 모바일로 변화하는 추세다. 논문 저자가 논문 초록을 설명하는 비디오 저널 서비스가 시작됐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소셜 서비스도 태동하고 있다.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실장은 “외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도서관도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 하버드대, MIT 등 유명 대학은 디지털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제휴 강화, 교육 및 학술연구에 적합한 오픈 엑세스 공동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를 꼭 종이 매체의 멸종으로 단정짓지는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도서관이 문화 공간, 만남의 장소로 점차 확대될 때 좀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처장은 “책이 없어도 전자매체가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인쇄매체로 대변되는 구텐베르크 시대와는 달리 디지털 시대에 도서관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념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