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TV 전문가 평가]화질, "빠른 동작처리 뛰어나다"...삼성, 미세하게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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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TV 전문가 평가]3D 화질 삼성이 디테일에서 다소 우수

 

 화질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벌이는 기술논쟁의 최대 쟁점 중 하나다. 지금은 일단락됐지만, 삼성전자의 독설에 맞서 LG전자가 법정대응을 경고하기까지 논란의 중심에는 화질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풀HD를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LG전자 3DTV는 풀HD가 구현되지 않는다고 밀어붙였다. LG전자 FPR 3DTV는 하나의 화면에 좌우 이미지를 모두 저장하기 때문에 풀HD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은 1080개 수평 주사선이 540개로 나뉘기 때문이라고 기술적 근거를 댔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공동으로 개발한 FPR방식 3DTV는 전통적 편광방식과 달리 필름을 통해 필터링해서 흘러나오는 540라인의 영상이 시청자 머릿속에서 1080으로 인식된다고 맞받아쳤다. FPR(Film-type Patterned Retarder, 필름 패턴 편광안경) 방식은 과거 패시브 방식과 달리 풀HD 구현이 기술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1080 해상도를 느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본지가 주관한 이번 평가에서 10명의 3D 전문가들은 양사 제품의 화질에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질은 삼성전자가 미세하게 우세한 평가를 받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차범위 내에서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다는 결론이 최종적으로 나왔다.

 삼성전자를 높게 평가한 전문가는 3명, LG전자의 손을 들어준 전문가 역시 3명으로 나왔다. 나머지 4명은 동일하다는 점수를 줬다. 하지만 7개 부문을 중심으로 조사한 화질 평가에서, ‘우수(Excellent)’ 평가를 받은 횟수는 삼성전자가 앞섰다. 삼성전자는 모두 14회의 우수 판정을 받은데 반해, LG전자는 10회 우수 평가를 받았다. ‘좋음’ 평가를 받은 횟수는 삼성전자가 41회, LG전자가 41회로 동일했다. 보통이라는 평가는 LG전자가 19회로 삼성전자(15회)에 비해 다소 높았다.

 삼성전자 3DTV에 후한 점수를 준 전문가는 액티브 셔터글라스 방식의 영향과 빠른 동작처리가 우수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삼성 제품은 “액티브 방식의 영향으로 화질이 좋게 나타남” “향후 출시가 예상되는 4K, OLED 등 높은 해상도의 TV에 적합하다” “빠른 동작 처리가 우수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반면에 LG전자 제품은 부드러움, 편안함, 자연스러움이 언급됐다. 이와 반대로 부정적 평가의 이유로는 삼성전자는 눈에 피로감을 주며, 빠른 동작에서 잔상이 일부 나타난다는 점이, LG전자는 “끌림 현상에 의한 입체감 저하의 영향으로 화질 수준이 높지 않게 나타남” “패시브 방식 상의 영향으로 화질 수준이 높지 않게 나타나는 문제”가 일부 언급됐다.

 이 조사를 진행한 전문 조사업체 관계자는 “두 제품 간 전체 화질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모수 검정을 통해 제품 간 차이검정을 실시한 통계결과가 0.05보다 작아야 유의미하지만, 결과는 0.739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액티브 셔터글라스 방식을, LG전자는 FPR편광안경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셔터글라스 방식은 TV가 좌우 영상을 번갈아 내보내고, TV와 동기화 된 셔터 안경이 그에 맞춰 번갈아 깜박이면서 좌우 영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시차를 두고 양안이 영상을 받아들인다. 반면에 편광안경 방식(FPR)은 TV가 왼쪽 영상과 오른쪽 영상을 절반 씩 나눈 후 동시에 내보내는 방식이다. 시청자들은 필름을 통해 걸러진 좌우 영상을 FPR방식 편광안경을 통해 머릿 속으로 받아들인다.

 

 [3DTV 전문가 평가] 3D 화질 구분 힘들어

 전문가 조사에서 화질 평가는 △선명도 △명암비 △휘도 △계조 △자연색 재현 △채도 △입체감 등 총 7개 항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종합적으로는 7개 항목 모두 통계적으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선명도=선명도 평가에서는 양사 제품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높게 평가한 전문가는 4명, LG전자를 높게 평가한 전문가는 3명이었다. 두 제품 모두 동일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도 3명이었다.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준 전문가들은 색표현 수준이 낫다는 평가를 내렸고, LG전자는 밝기가 좋다는 근거가 제시됐다. 양사 제품에 대한 부정적 평가의 경우, 삼성전자는 화면 떨림, 화면 겹침이 언급됐고, LG전자는 주사선이 보일 뿐 아니라 패시브 방식의 영향이 거론됐다.

 ◇명암비=명암비 평가에서도 양사 제품 간 우열이 가려지지 않았다. 명암비에 대해선 4명의 전문가가 삼성전자의 우세를 선택했다. 이들 4명의 전문가들은 삼성 TV 화면 중앙부분의 명암비가 뛰어나고, 액티브 방식의 영향으로 명암비가 뚜렷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3명의 전문가는 LG전자를 선택했다. 밝기의 영향으로 명암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감마값이 적당해 부드러워 보인다고 답했다. 반면 동일하다는 응답도 3명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평가의 원인으로는 삼성전자 제품은 명암비가 너무 높아 자연스럽지 못하고, 화면 겹침과 잔상의 영향으로 명암비가 뚜렷하지 않게 나타난다는 반응이었다. LG전자는 밝기가 어두워 명암비가 뚜렷하지 않게 나타나고, 패시브 방식의 영향으로 명암비가 뚜렷하지 않다는 답이 나왔다.

 ◇휘도=화면의 밝기를 뜻하는 휘도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도 백중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손을 들어 준 전문가는 각각 4명으로 나타났다. 2명은 동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긍정 평가의 이유로는 공통적으로 밝다는 응답이 많았다. 삼성전자의 휘도가 우수하다는 응답은 30%를 기록했고, 좋음 40%, 보통 30% 순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우수하다는 응답이 10%, 좋다는 응답이 60%, 보통이 30%를 차지했다.

 이와 반대로 부정적 평가는 삼성전자 제품은 화면 떨림, 화면 겹침, 잔상의 영향이 거론됐다. LG전자는 밝기가 어두우며, 패시브 방식 상의 문제가 일부 언급됐다.

 ◇계조=밝기와 관련된 계조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 간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높게 평가한 전문가는 2명, LG전자를 높게 평가한 이는 3명으로 집계됐다. 5명의 전문가는 동일한 점수를 줬다. 긍정적 평가의 이유로는, 삼성전자 제품은 색변화(어두운색)가 풍부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LG전자는 밝기와 톤표현이 포괄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와 반대로 부정적 평가의 이유로는 삼성전자는 화면 떨림과 화면 겹침, 잔상의 영향이 지적됐다. LG전자는 어두운색을 중심으로 색변화가 미세하지 않고, 패시브 방식의 영향으로 계조가 뚜렷하지 않게 나타났다.

 ◇자연색 재현=자연색 재현 평가에서도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비슷했다. 삼성전자를 높게 평가한 전문가는 3명이었고, 반면 LG전자의 손을 들어준 전문가는 2명으로 집계됐다. 동일하게 평가한 전문가는 5명이었다.

 긍정적 평가의 이유로 삼성전자는 자연색 톤이 부드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LG전자는 자연색 재현 수준이 높아 영상이 자연스럽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이와 반대로 부정적 평가의 경우, 삼성전자는 화면 떨림, 화면 겹침, 잔상의 영향이 거론됐다. LG전자는 자연색 톤이 낮아 미세한 표현이 부족하고, 패시브 방식 상의 문제가 일부 언급됐다.

 ◇채도=영상이 얼마나 맑은지, 탁한지를 평가하는 채도도 동일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를 높게 평가한 전문가는 3명, LG전자를 높게 평가한 전문가는 2명, 동일하다는 전문가는 5명이었다. 삼성전자 TV에 대해선 “액티브 방식의 영향으로 채도 수준이 높다”는 긍정적 답변과 “화면 떨림, 화면겹침, 잔상의 영향으로 채도 수준이 높지 않게 나타난다”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렸다. LG전자 제품의 경우 패시브 방식의 영향으로 채도 수준이 높지 않게 나타난다는 답변이 나왔다.

 ◇입체감=입체감 평가 역시 차이가 없었다. 10명의 심사위원 중 3명은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 줬다. LG전자를 높게 평가한 전문가는 2명, 동일하다는 전문가는 5명으로 조사됐다. 긍정적 평가의 이유로는 삼성전자는 “영상을 디스플레이 화면 앞으로 돌출시키는 뎁스(Depth) 표현이 잘 돼 있다”, “끌림 현상이 적어 자연스럽다”는 분석을 받았다. LG전자는 크로스토크 현상이 적고, 부드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부정적 평가는 삼성전자는 액티브 방식 상의 문제가, LG전자는 끌림현상 및 낮은 해상도가 일부 언급됐다.

 

 [3DTV 전문가 평가]‘삼성 vs LG’ 3DTV 차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3DTV의 가장 큰 차이점은 TV 화면에서 좌측과 우측 영상을 분리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사람은 입체감을 인지하기 위해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각각 다르게 보는 영상을 뇌에서 동시에 인식해 거리감을 느끼는 원리(양안 시차)를 이용한다. 하지만 TV는 기본적으로 평면 디스플레이라는 한계가 있어, 기술적으로 양안 시차를 구현하는 것이다.

 우선 삼성전자의 셔터글라스(SG) 방식 3DTV는 좌측과 우측 영상을 고속으로 번갈아 내보낸다. LG전자의 필름패턴편광안경(FPR) 방식은 한 개의 화면을 반으로 나눠 좌측 눈과 우측 눈에 각각 전달한다. 이에 따라 3D 안경의 역할과 기능도 확연하게 구분된다. 삼성전자의 셔터글라스는 좌측 영상이 나올 때, 안경의 우측 렌즈를 검게 바꿔 우측 눈이 좌측 영상을 보지 못하게 한다. 우측 영상이 나올 때는 반대의 역할을 한다. 이에 반해 LG전자의 편광안경은 좌측과 우측 렌즈의 미세한 패턴을 이용해 좌측과 우측 눈이 각각의 영상을 지속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3DTV 화질과 사용성이 차이가 나는 것은 이 같은 방식의 차이가 원인이다. 셔터글라스는 안경은 TV 화면에 맞춰 좌측과 우측 렌즈의 검은색 액정을 고속으로 구동시켜야 한다. 하지만 편광안경은 별도의 구동부가 필요 없다. 또 화질의 차이는 좌·우측 화면을 어떻게 구분하고 해상도 손상없이 전달하느냐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