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컬처] 지구가 찌그러졌다?

[사이언스 인 컬처] 지구가 찌그러졌다?

 ‘지구가 찌그러졌다?’

 지난주 인터넷은 울퉁불퉁한 지구 사진으로 들썩였다. 붉은색과 노란색이 섞여있고 잔뜩 찌그러져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형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유럽우주국(ESA)이 공개한 이 영상은 바로 ‘지오이드(Geoid)’라는 지구의 중력장 지도다.

 지오이드는 실제 지구에 작용하는 중력을 나타낸 물리적인 표면이다. 쉽게 이해하려면 해발고도를 떠올리면 된다. 지형 높이를 나타내는 해발고도는 기준수면으로부터의 연직거리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기준수면은 해수면을 의미하지만 내륙의 경우 고도 0m를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다른 기준, 즉 ‘중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 영상은 지난 2009년 발사된 ‘중력장 및 정상상태 해양 순환탐사(GOCE)’ 위성이 지구의 중력을 측정해 만들었다. GOCE 위성엔 무려 10조분의 1 가량의 중력 차이까지 감지할 수 있는 측정 장치를 탑재해 매우 정밀한 지오이드 측정이 가능했다.

 밀물과 썰물로 해수면이 불규칙하듯 지오이드를 연결한 표면도 완벽한 구의 모습을 띠는 것은 아니다. 이는 지표 성분에 따라 중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밀도가 큰 철과 같은 암석이 많이 분포된 지역은 지오이드가 높다. 반면 암염처럼 밀도가 작은 물질이 분포된 지역은 지오이드가 낮다. 육지와 바다의 지오이드 역시 다르다. 보통 육지가 바다보다 높게 나타난다. 육지가 바다보다 중력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오이드는 지역별로 다르게 작용하는 중력을 확인할 수 있게 도와준다. 푸른색 부분은 중력이 약하게 작용하며 붉은색에서 노란색으로 갈수록 강한 중력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지오이드가 해수면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지구의 70%가 해수로 덮여있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면 다른 정보들도 얻을 수 있다. 중력에 의한 해류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기후변화도 예측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최근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의 사전 예측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영상이 공개된 독일 뮌헨의 회의에서 뮌헨 공과대의 위성 관련 학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최근 발생한 일본 지진 같은 자연재해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