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M 특집] 생활소비재업계 PLM 구축 동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아모레퍼시픽의 PLM 중심 협업 프로세스

 식품·화장품·의류 등 일반 생활소비재 제품들은 전자·자동차·조선 등 업종에 비해 신제품 출시가 잦고 개발 기간이 짧다. 한 제품당 매출 규모도 크지 않고 제품 수는 많다. 환경 관련 뉴스 등 방송 프로그램과 천재지변 등 다양한 환경 요인으로 소비자들의 심리 변화도 하루 단위로 일어난다.

 이러한 환경 탓에 하나의 제품 정보를 공유하면서 생산, 개발 부문 등 다양한 각 부문이 빠르게 협업할 수 있는 프로세스 및 시스템 개발이 관건이다. 주로 설계도면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다른 업종과 생활소비재 업종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부문 간 협업과 정보의 원활한 흐름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1~2년 내 제품수명주기관리(PLM) 프로젝트를 진행한 아디다스, P&G 등 글로벌 기업들뿐 아니라 국내 농심, 롯데칠성음료, CJ제일제당, 대상,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선두 식음료·화장품 기업들이 이러한 관점에서 PLM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한국야쿠르트도 PLM 도입을 통한 R&D 프로세스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종 대표 기업 중심으로 PLM 도입 줄이어=국내의 경우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면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소비재 기업들일수록 개발 정보와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고민을 먼저 시작했고, 그 해결책으로 PLM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관련 업무부문 간 개발 정보를 공유하면서 제품 개발 프로세스 체계화와 신제품 개발 기간 단축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특히 해외 사업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아모레퍼시픽, 3년 내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을 50%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진 CJ제일제당 등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PLM 프로젝트를 시작해 올해 초 마케팅부문 내에 ‘PLM팀’을 신설하고 전사적인 R&D 프로세스 개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수명주기가 긴 고급형 제품을 새 PLM 시스템을 통해 개발하기 시작한 데 이어 올해부터 수명주기가 짧은 색조 화장품 등을 새로운 PLM 시스템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각 개발 프로젝트마다 참여하는 인력과 시간 등 자원이 시스템으로 분배되는 한편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이력관리, 그리고 개발되는 제품에 대한 정보관리가 한 눈에 보이도록 했다. 생산, 구매 등 유관 부서가 모두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자체가 큰 변화다.

 남웅규 아모레퍼시픽 PLM팀장은 “PLM은 전사 가치사슬(Value Chain)을 관리하기 때문에 부문 간 이해가 상이해 이를 조율하고 협업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제품 개발을 총괄하는 기획자의 ‘지휘’에 따라 컨셉트부터 판매계획 수립 등 각 생산, R&D, 구매 등 부서가 하나의 정보를 보면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말까지 1단계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으며, PLM 시스템을 통해 올해부터 다양한 개발과제의 전체 진행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의사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제품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면서 생산·구매 등 다양한 부문이 하나의 정보를 공유하고 적시 협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식음료산업에서도 PLM 시스템 구축에 관심이 뜨겁다. 2008년 식품업계 최초로 농심이 PLM 시스템 구축을 진행했으며 2009년 대상과 롯데칠성음료, 지난해 CJ제일제당 등 잇따라 개발 데이터 통합 관리와 프로젝트 관리에 중점을 둔 PLM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도 올해 초부터 PLM 도입을 위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 “하나의 정보로 움직이자”=국내 기업들뿐 아니라 아디다스, P&G 등 글로벌 일반 소비재기업들의 PLM 프로젝트도 R&D 부문을 중심으로 ‘하나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생산 등 다양한 부문이 협업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연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들의 경우 이러한 고민의 해결책으로서 PLM을 검토되고 있다.

 2009년부터 PLM 프로젝트를 시작해 리복, 테일러메이드 등 그룹 전체로 확산하고 있는 아디다스는 개발, 물류 그리고 협력업체가 ‘단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그룹 차원의 ‘싱글 프로덕트 마스터(Single Prodruct Master)’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기반의 기준정보가 아닌 PLM 시스템 기준 정보를 전사 표준으로 삼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피터 버로우스 아디다스그룹 명예CIO는 “85개의 물류센터와 10개 생산기지, 10개 소싱기지와 9개 개발센터를 보유한 아디다스그룹은 공급망 전반에 걸쳐 단일 제품 정보로 협업하기 위해 단일화된 정보와 통합된 저장소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각기 따로 운영되고 있는 PLM 정보들의 통합관리가 가장 큰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약 300여개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P&G의 PLM 프로젝트도 같은 이슈로 주목받았던 사레다. 200여 생산기지와 각 연구소 등 전 세계 제품의 개발 및 생산 부문이 하나의 정보로 협업할 수 있는 통합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존 플라납 P&G 이사는 “지역마다 다른 제품 스펙과 자재 구매 프로세스를 지원하기 위해 낭비 요소가 발생했다”며 “글로벌 통합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를 재사용하고 제품 출시 기간도 단축시켰다”고 설명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