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수명주기관리(PLM)는 어떻게 다를까.
우선 공통 분모는 연구개발(R&D) 프로세스와 시스템 전략이 다양한 개발용 시스템과 방대한 개발 정보의 ‘통합과 표준화’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했다는 점이다. 또 기존 R&D 데이터 관리가 주축을 이뤘던 통합 제품데이터관리(PDM) 시스템 구현에 이어 정보가 흐르는 영역을 확장하고 제품의 기획 단계부터 단종 시기까지 관리할 수 있는 제품수명주기관리(PLM) 구현을 목표로 한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본사와 해외 간 개발 연계 관리 등도 공통 이슈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PLM 프로젝트에 착수한 2009년 당시 3~4개 시스템으로 개발 관리를 하다 보니 개발 일정이 중복 관리되거나 불필요한 수작업 업무가 산재해 있었다. 예를 들어 한 업무에만 프로젝트 자재명세서(P-BOM), 글로벌 전사자원관리/공급망관리(G-ERP/SCM), 삼성제품데이터관리(SPDM) 등 5개 시스템이 활용되기도 했다.
사업부 및 부문별로 다른 캐드 솔루션을 사용하기도 하고 또 이를 기반으로 개발이 별도 진척됐던 것이 부문 간 데이터 소통에도 문제를 일으켰고 IT 중복 투자를 유발했다. 이에 시스템 간 중복을 없애면서 마케팅 부문 및 재무·공급망관리 업무와의 프로세스 연계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전사 차원의 단일화된 PLM 시스템 요구가 부각됐다.
특히 적기 출시 역량과 목표 원가 관리가 필요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개발 자원의 정확한 집계 체제를 마련하고 재료비 관리의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도 관건으로 삼았다.
LG전자는 PDM 시스템 기반 작업이 완료되는 올해가 차세대 PLM 구현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LG전자가 2007년 PDM 시스템 개발을 추진할 당시부터 사업본부 및 기능별로 산재한 시스템의 통합 관리 이슈가 부각됐다. 지난해 글로벌 PDM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서 데이터 통합 관리의 근간을 마련한 셈이다.
글로벌 PDM 시스템의 전 사업부 확산 작업을 완료한 LG전자는 이제 다음 단계로 생산 및 마케팅 등 부문과 협업할 수 있는 보다 확장된 개념의 PLM 시스템 구현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에 주력하고 있다. 하드웨어 개발에 사용되는 다양한 개발 메커니즘을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용하면서 출시까지 걸리는 리드타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경우 개발 정보의 데이터 용량이 크고 변화가 잦아 버전 관리가 중요하다. 이러한 특성을 PLM 시스템에 반영하는 것이 골자다. 또 여러 사람들이 협업하되 최신의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관리 등으로 ‘어떤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인가’의 의사결정을 효율화하는 프로젝트도 차선 과제로 삼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