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위기의 LCD, 탈출구를 찾아라 (하) 체질 개선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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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LCD 산업 위기는 업계 내·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내부적으로는 노트북·모니터·LCD TV로 이어진 주력 시장 포화에 대비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발굴에 실패했다. 60인치 이상 초대형 패널,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 등은 기대했던 수요를 창출하지 못했다. 여기에 외부 요인인 글로벌 경제 불안 여파가 더해지며 장기 침체 상황으로 몰렸다.

 문제는 수주 산업 특성상 외부 상황 개선 없이는 시황 반전이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LCD 업계는 다양한 자구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단기적으로 감산을 통한 공급량 조절, 원가 절감 등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장기적으로는 세트 업체와 협업을 통한 신시장 창출, 차세대 디스플레이 조기 사업화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LCD 업계 가동률은 70% 중반에 머물 전망이다. 당초 예상보다 10%포인트 정도 하락한 것이다. 이는 공급과잉 상황에서 패널 재고를 줄이고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이다. 7, 8세대 선발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쟁을 이끌었던 우리나라 업체들도 급격한 시황 반전은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원가 절감, 조직 슬림화도 어쩔 수 없는 수순이다. 삼성전자 LCD사업부가 사업부장 이하 임원급 인사를 통해 조직을 슬림화한 것은 장기 불황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LG디스플레이도 연내에 구조조정은 없다는 계획이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지 장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LCD 업체들이 최대 20% 이상 우위를 확보했던 원가 경쟁력도 최근 1~2년새 점차 경쟁우위를 상실하고 있다. 원가 절감도 새로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정질 실리콘(a-Si) 기반 대형 LCD 패널 기술이 성숙되면서, 우리나라가 경쟁국에 비해 우위에 있던 패널 원가 경쟁력도 급격히 줄고 있다”며 “최근 우리나라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 우위는 패널 가격 10% 이내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LG디스플레이가 업계 최초로 8세대 라인에서 스마트패드용 패널 생산을 시도하는 것도 양산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된다.

 TV·노트북 등 세트 업체와 긴밀한 협업을 통한 새로운 시장 창출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투명, 플렉시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조기 사업화를 위한 역량을 하루 빨리 축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윤성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이사는 “LCD 및 TV 업체들이 내년을 겨냥해 초저가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어 원가 절감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시황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다지고, 장기적으로 불황을 버틸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대형 LCD 시장 점유율 추이(매출액 기준)> (단위:%)

(자료:디스플레이서치)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