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그룹 계열사나 공기업, 금융기관 등이 관련 계열사나 정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지 못할 경우를 가정해 신용평가 등급을 산정하고, 이를 공개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대기업, 금융사, 공기업들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가장 타격이 우려되는 곳은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와 광고 대행사 등이다.
1일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금감원 등 금융감독당국이 독자적인 생존 능력을 평가하는 ‘독자신용등급(Stand-alone rating)’ 공개를 내부적으로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한해운과 LIG건설 등 투자적격으로 분류됐던 기업들이 잇따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신평사 평가 기준에 대한 신뢰도가 곤두박질하자 신용평가 방법의 개선안 중 하나로 독자 평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국내 3내 신평사들도 고민에 놓인 것은 마찬가지다.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독자 평가를 하면 복수의 등급이 존재하므로 투자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체질과 정체성을 구분해 평가하면 투자자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인하우스(그룹 일을 도맡아하는 계열사) 개념의 IT서비스 업체나 광고 대행사 등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 2000년대 초반 실시했다 파기된 바 있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2000대 초반 그룹사들의 계열사 부당지원 논란이 불거질 당시에도 독자신용등급을 공개했지만 실효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적업무를 위해 수립돼 법적으로 손실을 보전받는 공기업의 경우 이를 적용하면공적업무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제도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대기업의 계열사 지원이나 대기업의 계열사 꼬리 자르기 관행을 감안하면 제도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증권사 채권분석팀 관계자는 “그동안 대기업이 부실 계열사를 지원이나 꼬리 자르기 행태를 봤을 때 이런 제도 도입의 타당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며 “다만 시장과 신용평가사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독자신용등급제 도입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자료를 냈지만 이미 신용평가사들이 제도 검토에 들어가 추후 기업의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용어설명:독자신용등급이란 투자자들에게 모회사나 다른 계열사, 혹은 정부의 지원가능성을 배제한 독자적 생존능력을 보여준다. 실질적으로는 공기업과 대기업 계열사, 금융기관 등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자금 차입시 더 많은 비용(금리)을 지불해야 한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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