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얇은 올인원PC인 애플 아이맥의 초박형 구현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표된 애플 아이맥은 21.5인치와 27인치 모델 모두 단 5mm의 두께로 세계 최박형 PC로 등극했다. 1일(현지시각) 와이어드에 따르면 애플 아이맥은 단지 슬림한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것 이상의 향상된 기술이 적용되었다. 모든 부품들이 빈틈없이 딱 맞아떨어져야 하는 외형적인 짜임새는 물론, 항공우주산업에서 사용되는 첨단 용접기술이 채택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새 아이맥은 두께가 이전 제품보다 40%나 줄었다. LCD 디스플레이는 이전 제품보다 45% 더 얇아졌으며 두께는 모든 가장자리가 5mm로 동일하다. IHS의 애널리스트인 비니타 자카널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맥 디스플레이는 받아야 할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애플이 LCD를 OLED 디스플레이의 두께에 근접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LG전자가 지난해 CES에서 발표한 55인치 OLED TV의 경우 4mm 두께였다. 그보다 몇 년 전에는 소니가 11인치 화면에 단 3mm 두께의 OLED TV를 소개하기도 있다. “애플은 단 5mm 두께의 아이맥을 통해 LCD 디스플레이를 OLED 영역으로 끌어올렸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와이어드는 전했다.
NPD디스플레이서치의 애널리스트인 폴 세멘자는 와이어드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애플이 아이맥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해서 그렇게 얇게 만들 수 있었는지 설명했는데, 비법은 옵티컬 본딩에 있다. 애플은 LCD 패널의 옵티컬 본딩(라미네이션)을 사용해 한 장의 강화된 커버 글래스를 만든다. 이는 패널과 글래스 사이의 공극(air gap)을 제거하고 전체 두께를 줄일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옵티컬 본딩이 커버 글래스 내부와 패널 외부 사이의 반사 현상(reflections)도 없애주므로 이미지 품질도 더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이는 아이폰5의 디스플레이 제작에 사용된 프로세스와 유사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이맥이 덜 복잡하다. 아이폰의 디스플레이는 아이맥보다 고해상도이며 터치 센싱 기술을 통합하기 때문에 얇게 만드는 것이 더욱 어렵다. 자카널 IHS 애널리스트는 “강화유리생산업체인 코닝이나 기타 유리업체들도 커버 글래스의 두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0.7mm에서 0.3mm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아이맥의 5mm 두께는 이 같은 디스플레이 기술과 울트라신(초박형) 바디에 의해 구현되었지만 용접기술 또한 색다르다. 아이맥의 앞면과 뒷면이 만나는 부분에는 마찰교반용접(Friction Stir Welding. FSW)이라고 불리는 프로세스가 사용된다.
FSW 방식은 항공기 날개나 로켓 추진장치 탱크 등 이음새를 없애야 하고(seamless) 이중안전(fail-safe)의 연결이 요구되는 곳에 사용된다. 우주왕복선의 부품에서도 쓰이고 있다.
FWS 기술은 영국의 독자적인 연구기술 회사인 TWI가 개발한 것으로, 애플은 아이맥에 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기술 사용 라이선스를 받았다. TWI는 와이어드에게 애플과의 라이선스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애플이 이 기술을 적용한 첫 소비자가전 기업”이라고 전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