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강국 시대를 열자](상) 우주산업은 차세대 성장동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2013~2020년 한국의 우주 및 우주관련산업 시장규모

나로호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 우주개발 기술의 한 단계 도약을 의미한다. 2002년 8월 100㎏급 나로 과학위성(STSAT-2C)을 우리 힘으로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나로호 개발사업이 10년 만에 결실을 봤다.

나로호 성공으로 우리는 위성발사체 개발 능력을 대내외에 입증했을 뿐 아니라 해당 산업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거뒀다. 방송통신과 기상, 국방 등 연관 부문 성장과 함께 우주산업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으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길도 열었다. 가령 골프채에 쓰이는 탄소합금, 병원에서 쓰이는 자기공명 촬영장치 등 우주기술 개발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첨단 기술은 지금까지 없던 부가가치를 만든다.

과학기술 역량을 총결집한 우주산업 육성은 미래 성장동력을 끊임없이 만들어낼 화수분이다.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경제 구현이라는 새 정부 국정기조에 가장 부합하는 산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우주클럽 가입과 경제적 효과`란 보고서에서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 우주산업과 관련 산업(위성·방위 등) 시장이 현 2조1679억원에서 오는 2020년 약 5조4685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출비중도 2010년 41.2%, 2011년 43.2%, 2012년 51.9%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세계 우주 관련 시장의 한국 점유율도 현 0.4%에서 2020년 0.6%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나로호 계획은 단순히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전반적인 관련 산업 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연구재단의 2009년 보고서에 따르면 로켓 관련 12개 분야 252개 핵심요소의 국내 기술 수준을 분석한 결과 나로호 개발로 선진국 대비 46.3%에 불과했던 수준을 83.4%까지 높였다. 특히 우주센터 등 발사장 설비 부문은 90%까지 끌어올렸다.

러시아와 기술협력으로 발사체 시스템 설계자료 등을 확보했다. 발사대·발사장 인증과 발사운용 과정의 노하우도 확보했다. 노웅래 한국항구우주연구원 발사체계단장은 “1단 핵심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게 우려되지만, 발사 신뢰성이 높아지면 개발 3~4년 후 우리나라에서 만든 위성을 수출하고 우리 발사체에 실어서 쏘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과도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형 발사체사업에 2021년까지 1조5000억원 정도의 예산이 든다. 확보한 예산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나로호 3차 발사도 확보된 예산을 모두 소진해 다른 예산을 끌어다 썼다. 1단 발사체와 같은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출발 자체가 더딜 수밖에 없다.

인력도 태부족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아폴로 계획을 추진하며 최다 40만명이 참여했다. 항우연 인력은 고작 200명이다. 우리나라가 미국, 중국과 같은 나라처럼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할 수 없지만 최소한의 투자는 있어야 한다. 예정된 자금과 인력으로는 우주강국의 꿈을 꾸는 것 자체가 민망한 일이다.


한국 우주산업 시장 규모 추산 (단위:억원)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우주강국 시대를 열자](상) 우주산업은 차세대 성장동력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