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00곳중 15곳은 이익으로 이자도 못갚아...대기업도 급증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한계기업 발생 추이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벌어들인 돈보다 갚을 이자가 더 많은 한계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위기에 몰린 대기업도 급증,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산업공동화 또는 파산 도미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깊다. 특히 매출액 5000억원 이상 건설·서비스업 등 내수 중심 대기업조차 부실징후가 확산돼 새 금융 부실 뇌관으로 떠올랐다.

5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한계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상장기업 1200개사(대기업 228개사, 중소기업 972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3분기 현재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상태가 3년간 지속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15%(180개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13.4%) 대비 1.6%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상태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난해는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상태가 2년간 지속한 `잠재 한계기업` 비중도 24.2%로 전년(18.4%) 대비 5.8%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런 상태가 지난해 1년간 나타난 기업 비중 역시 35.1%로 전년(32.0%)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180개사 한계기업 가운데 중소기업은 161개사로 전체의 89.4%를 차지했고 대기업은 19개사로 10.6%였다. 지난해 대기업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10년 대기업의 비중은 5.4%, 2011년은 6.8%였다.

대기업 중 한계기업이 늘어난 것은 2009∼2012년 대기업의 부채는 97% 증가한 반면에 영업이익은 54%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영업이익률이 2010∼2012년에 6.3%→5.1%→4.1%로 둔화됐다. 한계기업이 가장 많은 업종은 전기장비로 전체의 26%였고, 서비스(13%), 기타제조(12%)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3년간 한계기업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건설업으로 16.4%포인트나 늘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 후폭풍을 제대로 맞았기 때문이다. 2009년 3개사에 그쳤던 건설업종 내 한계기업 수는 지난해 13개사로 급증했다.

이형우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부실 예상 기업의 재무건전성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한계기업화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건설과 서비스업 등 특정 산업별 여신 건전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표] 한계기업 발생추이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