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충곤의 재미있는 특허 이야기]<27>GUI `룩앤필`의 융합지식재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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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웹·스마트폰에 쓰이는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는 어떤 지식재산권으로 보호가 될까. 결론적으로 특허·디자인·상표·저작권이 다 적용된다. 그러나 침해 판단 기준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허 침해는 부분 조합인 전체 시너지 기능과 디자인을 비교해 넓게 판단한다. 저작권 침해는 비보호 대상을 필터링하고 남은 대상만 분리해서 비교해 좁게 판단한다. 상표 침해는 소비자 혼동으로 넓게 판단을 한다.

[고충곤의 재미있는 특허 이야기]<27>GUI `룩앤필`의 융합지식재산권

20여년 전 IT업계에 유명한 소송이 있었다. 애플이 마우스 포인터, 풀다운 메뉴, 확대 축소가 가능한 윈도, PC GUI 을 탑재한 매킨토시를 출시해 크게 성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운용체계를 비슷하게 만들자 애플은 MS를 제소했다. 애플은 사용자 측면에서 전체적인 느낌, 이른바 `룩 앤 필(Look and Feel)`이 비슷하다고 저작권 침해를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저작권 비보호대상을 필터링해 비교하는 이른바 분할 정복 방법을 적용했다.

우선 침해 대상에서 합법적으로 라이선스를 받은 부분은 제외한다. 저작권은 표현을 보호하지 아이디어를 보호하지 않으므로 아이디어 부분을 제외한다. 아이디어와 표현이 거의 일치하는 경우도 보호하지 않는다. 예컨대, PC GUI 은유는 아이디어와 표현이 일치하는 것으로 저작권을 보호하지 않는다. 비보호대상을 빼고 남은 것을 비교하니 저작권 비침해 판결로 애플은 MS에게 패소를 당하고 운용체계 패권을 넘기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정작 애플도 매킨토시GUI를 제록스 연구소의 스타 GUI에서 카피했다는 사실이다.

20여년 지난 후도 애플은 룩 앤 필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과거 저작권 소송 실패를 뼈저리게 느끼고, 이번엔 특허 보호에 주력했다. 아이폰·아이패드를 만들면서 사용자 감성과 편의성에 관련된 기능 `바운스백` `멀티터치` `두 손가락 줌` 등을 기능 특허로 등록했다. 더 나아가서 GUI를 디자인 특허로 등록했다. 디자인 특허는 시각적 디자인에서 오는 심미감의 유사성을 전체적으로 판단한다. 과거 디자인 특허는 두 디자인이 조금만 달라도 비침해로 판단되는 좁은 범위의 보호로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법원에서 디자인 특허의 침해 기준이 일반인이 두 디자인을 보고 혼동하면 침해라는 넓은 범위의 보호로 바뀌면서 중요해졌다. 결국 애플은 아이콘 배열 UI를 디자인 특허로 보호해 삼성과의 소송에서 침해판결을 받아냈다.

애플은 상표도 등록했다. 상표는 상품 출처를 소비자가 혼동하지 않도록 보호한다. 일반적으로 이름이나 로고를 상품 출처로 보호한다. 추세는 출처를 연상시키는 냄새, 소리 등도 포함한다. 상표 일종으로 트레이드드레스가 있다. 상품 외관이 출처를 연상하게 되면 외관도 상표로 보호를 한다. 애플은 트레이드드레스를 룩 앤 필 보호로 이용했다. 애플은 아이폰 둥근 모서리를 사진 사각형, 은색 테두리, 검정색 앞면, 아이콘을 상표로 등록을 하여 삼성과의 소송에서 이용을 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느끼는 사용자 경험이 스마트 기술의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룩 앤 필은 결국 법적 보호를 받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볼 수 있다. 특허·디자인·상표·저작권의 융합저작권으로 조화롭게 보호하는 노력을 경주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고충곤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전문위원 chungkonk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