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주파수 없어 수십조 시장 놓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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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원대 글로벌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지능형교통체계(ITS) 분야 국제표준 주파수를 극소수 이동중계방송차량이 점유하면서, 대표적 성장동력산업인 자동차IT 융합 기술 개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웨이브 주파수 없어 수십조 시장 놓칠라

웨이브 주파수 없어 수십조 시장 놓칠라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ITS 도입을 추진하면서 관련 시장 급성장이 예상되지만 국내에선 국제 표준 웨이브(WAVE·Wireless Access in Vehicular Environment) 주파수 분배가 늦어지고 있어 시장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ITS는 웨이브 주파수를 이용해 차량과 차량(V2V·Vehicle to Vehicle), 차량과 도로변 인프라(V2I) 간 통신을 함으로써 돌발상황에 대처, 교통사고를 `제로화`할 수 있는 첨단기술이다. 우리나라에선 2011년 `국가 ITS 기본계획 2020`이 수립돼 차량통신(V2X)을 기반으로 ITS가 구축되고 있다.

미국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총 5억달러(약 5500억원)를 투입하는 `커넥티드 비이클`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V2V·V2I 통신에 기반한 차량 안전 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유럽에선 대표적 ITS 전문기관 에트리코(ETRICO)가 CVIS, SAFESPOT이라는 ITS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일본에서도 총리실 주도로 ITS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ITS 도입이 늘면서 핵심 웨이브 주파수 통신기술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부품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웨이브 시장 규모는 2015년 11조원, 2018년 35조원, 2020년 5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2020년엔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국내 관련 업계는 국제 표준 웨이브 주파수(5.850~5.925㎓) 분배가 지연되면서 관련 기술개발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이 주파수가 방송사 이동중계방송용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70대 내외가 운용 중인 이동중계방송 장비 교체비용은 최대 200억원에 불과하다. 국내 ITS 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는 지난 2009년 웨이브 주파수를 ITS에 분배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으나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결정이 나지 않고 있다. 주파수 정책을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와 ITS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가 웨이브 주파수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

웨이브 주파수 분배가 지지부진하면서 시장 개화가 늦어질 것을 우려한 업계의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다.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도로IT 업체 한 관계자는 “웨이브 주파수 분배가 지연되면서 ITS 사업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실정”이라면서 “주파수 분배로 ITS 시장이 열린다면 업계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웨이브 통신기술 시장규모(단위:억원)

자료:전자부품연구원

[그림]V2X 기반 도로-자동차 협업 개념도

자료:한국전파진흥협회(RAPA)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