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 매장 난립 수수방관...매장주들만 죽을맛

시장 독점 구조가 골프 시뮬레이션 시장 심각하게 왜곡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골프존 매장 추이

골프존의 시장 독점구조가 한창 성장 중인 골프 시뮬레이션 시장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골프존의 상생을 외면한 `나홀로식` 고도성장이 매장주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지며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매장주 경영난은 스크린 골프 붐을 타고 매장수가 급격히 늘면서 악화일로다.

지난 6월 이상직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파리바게뜨가 전국에 2000개 매장을, GS편의점은 2800여개 매장을 갖고 있는데 비해 골프존 매장은 5300개나 된다”며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골프존 매장을 우려했다.

이 의원은 “서울은 사방 1.5㎞내에 16개의 매장이 검색되고 한 건물에 두세 개가 입점한 경우도 있다”면서 “골프존이 프렌차이즈(가맹거래법) 사업형태를 띠면서도 프렌차이즈법에서 벗어나 있고, 대리점 형태를 띠면서 대리점에도 포함 안 되는 변종, 변칙형태”라고 지적했다.

실제 `골프존 사이트`에 나와 있는 매장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1년 이후 분기마다 평균 170여개씩 늘었다.

올 6월 말까지의 골프존 사이트는 5203곳에 달한다. 2011년 6월(4155개)과 비교하면 2년 만에 1000곳이 늘어난 것이다. 전국 6000여개 스크린 골프장의 80%, 기계수로 보면 90% 정도를 골프존이 차지한다.

우리나라 골프인구를 470만명으로 추산할 경우 780명당 1개 꼴로 매장이 난립해 있는 셈이다.

A 매장주는 “한 건물에 골프존 매장이 두 개인 곳도 있다”며 “이러니 장사가 되겠냐”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골프존 매장이 급격히 늘어난 데는 특별한 기술 없이도 창업할 수 있는데다 법적으로 아무런 거리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골프존은 가맹거래법 규제를 받지 않아 거리제한에 걸리지 않는다.

골프장 매장이 난립하면서 경영난에 시달리는 매장주들은 골프존에 어떤 대책을 바라고 있지만 골프존은 나 몰라라 하며 매장 난립과 시장 포화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매장주들이 힘겨운 생존경쟁을 하고 있는 반면 골프존은 매장이 많아질수록 매출과 수익이 늘어나는 `역설의 수익구조`를 즐기고 있는 셈이다.

실제 골프존은 지난해 영업이익(별도재무제표 기준)이 738억8200만원에 달했다. 이익률은 코스닥 상장기업 평균(14.09%)의 두 배에 가까운 26.7%에 이른다.

B 매장주는 “골프존이 가맹사업법 규제를 교묘히 벗어나 있지만 사실상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봐야한다”면서 “골프존 매장수가 너무 많다 보니 매장들 간에 과당경쟁이 생겨나고 결국 심각한 경영난으로 고생하고 있다”면서 당국의 적절한 조치를 호소했다.

매장 난립에 대해 골프존은 “스크린골프장이 다른 창업아이템보다 매력적이라 2008년 이후 매년 급증하고 있다”면서 “창업하려는 사람들에게 현재 매장 주변의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만 기계 판매를 요구할 경우 거절 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골프존 매장 추이(개) (자료:골프존 사이트)

=2011년 1분기:3944

=2011년 4분기:4339

=2012년 1분기:4516

=2012년 4분기:4981

=2013년 1분기:5133

=2013년 2분기:5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