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이 글로벌 광분배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조공법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평판광도파로(PLC) 제조기업 피큐브(대표 박인철)는 8인치 웨이퍼에 음각기법을 적용한 광분배기 제조기술 및 원칩 개발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기술은 중국의 교란작전과 국내기업 간 출혈경쟁으로 고사위기에 빠진 광파워·광분배기 시장을 살릴 구원투수로 평가되고 있다.

2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된 이 제조기술은 기존 6인치 양각기법에 비해 공정비용을 50% 이상 줄일 수 있다. 자동화시스템 구현이 가능해 인건비 등 원가 절감에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원칩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칩 단위 판매방식에서 패키지 형태의 완제품 납품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제품보다 5배 이상의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광분배기는 초고속 광통신 기간망이나 케이블TV의 가입자망, 이동통신 기지국망 등 광통신 분야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제품이다. 댁내광가입자망(FTTH) 구축의 핵심부품인 PLC를 이용한 광분배기 칩과 이더넷 수동광네트워크(E-PON)용 광분배기 모듈이 주요 제품이다.
한국광기술원의 까다로운 시험인증을 통과한 피큐브는 `광모듈용 연결구조물 제조방법` 등 6건의 특허를 출원·등록했다.
피큐브는 다음 달 에프엔엔과 고려오트론 등 지역기업과 함께 자동화장비 및 시스템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국산 광파워·광분배기 업계는 고사위기에 처했다. 한 때 세계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한 적도 있지만 중국의 빠른 추격과 국내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침체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실제로 2010년 개당 3000원이던 스플리터 가격은 2011년 2500원, 2012년 1500원에서 올해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700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R&D 투자 감소와 영업이익은 눈에 띄게 줄었다. 상당수 업체들은 지분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박인철 사장은 “제품 양산전이지만 벌써부터 중국에서 2만~3만개의 스플리터 모듈 구매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며 “스플리터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원가절감, 지역기업과의 동반성장시스템 등을 마련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술개발을 주도한 이형종 피큐브 기술고문은 AT&T 벨연구소와 알카텔-루슨트테크놀로지스에서 광회로, 집적광학, 광센터 등 30년 동안 광통신 분야를 연구해 온 베테랑 연구자다. 현재는 전남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