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 지사장 "이스라엘 통해 글로벌로"

창조경제 2.0을 만들기 위해 글로벌 스타트업이 많아져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정된 5000만 내수시장보다 70억 글로벌을 무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이유다. 지난해 국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창조경제를 주창하며 가장 많이 주목을 받은 이스라엘 요즈마 펀드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이스라엘은 처절하리 만치 자원 없는 나라가 성공적으로 생존하는 모습을 통해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를 떠올리게 한다. 새로운 가능성을 이스라엘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에서 본 것이다.

이원재 지사장
이원재 지사장

그렇다면 이스라엘 창업 생태계 모델을 한국에 전파한 일등 조력자는 누구일까. 단연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지사장이다. 20년간 이스라엘에서 살았던 그는 총리실 한국담당 보좌관으로 근무하다 이갈 에를리히 회장과 연이 닿아 요즈마그룹에 합류했다. 글로벌 창업 생태계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는 물론 영어, 히브리어, 아랍어, 불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국내외 유수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등 정부기관이 그에게 자문을 구하는 이유다.

“지금 가장 한국에 필요한 것은 단연 글로벌 네트워크 입니다. 싸이월드, 다이얼패드 등 선구적인 서비스들이 사장된 이유도 글로벌 네트워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서비스가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에 진출했다면 어땠을까요.”

이스라엘은 1992년 정부 주도로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1호 요즈마 펀드를 만들었다. 요즈마란 `창조`를 뜻하는 히브리어다. 처음엔 2억 달러의 작은 규모로 시작해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사업 자금의 70%를 정부가 대주고 성공하면 정부 지분을 투자 파트너들이 싸게 매입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다시 말해 리스크는 정부가 분담하면서도 이익은 투자자들에게 나눠줬다.

“당시 요즈마 지원을 통해 `대박 난` 스타트업들로 인해 정부는 한껏 고무됐습니다. 15개 국가와 국가대 국가(G2G) 펀드를 만들어 창업을 지원했지요. 미국 정부와 BIRD프로그램이 20억 달러 규모로 결성됐고 수많은 기업들이 이 펀드를 통해 실리콘밸리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즉, 해외 펀드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까지 확장한 셈이다. 이 지사장은 한국 스타트업 기술력과 열정을 높이 샀다. 한국 창조경제를 빛낼 수 있는 기술력은 이미 구축이 되어있다는 것. 문제는 이런 서비스에 날개를 달아줄 자금, 더 나아가 네트워크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리콘밸리는 기회의 땅이지만 그만큼 힘든 여정입니다. 오히려 기 구축되어 있는 이스라엘-실리콘밸리 루트를 이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한국과 이스라엘 스타트업이 조인트벤처를 형성해 글로벌 무대를 누빈다면 좀 더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지난 20년간 보여준 이스라엘식 창업경제가 이미 좋은 선례를 남겨준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