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타겠다 갈아보자" 탈 현대·기아차 가속화

한국지엠, 쌍용, 르노삼성 등은 선전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는 물론이고 나머지 국산차 업체들도 내수시장에서 선전해 `탈 현대·기아차` 현상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2일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쌍용, 르노삼성 5개사 2013년 연간 판매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5개사는 137만3902대를 판매해 2012년 140만3165대보다 2.1% 판매량이 감소했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한꺼번에 판매량이 줄면서 시장이 위축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64만여대를 판매하며 전년보다 4% 감소했고, 기아차도 45만8000대로 5%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특히 12월 월간 내수판매에서 전년보다 각각 20.5%, 11.8%씩 판매량이 줄면서 심각한 부진을 보였다. 신형 쏘울, 신형 제네시스 등 신차를 투입하고서도 이 같은 성적이 나왔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현대·기아차에서 이탈한 고객이 다른 국산차 업체로 옮겨 타는 `탈 현대·기아차` 효과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한국지엠이 15만1040대를 판매해 3.7% 성장한 것을 비롯해 쌍용 6만3970대(34.1%), 르노삼성 6만대(0.2%)로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3사가 일제히 성장세를 기록했다. 3사는 12월 월간 실적에서 모두 전년보다 20% 넘게 성장하며 사상 최대실적을 나타냈다. 수입차 역시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현대·기아차가 더 이상 내수시장의 `절대강자` 역할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다만 해외시장에서 내수 부진을 만회하며 전체적으로 각각 472만1000대(7.3%), 282만7300대(3.9%) 성장했다. 쌍용차 역시 수출이 늘며 총 14만5600대를 팔며 20.7% 성장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수출이 줄며 전체적으로 2.5%, 15.1%씩 판매량이 줄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