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직원조차도 `구글 글라스 귀찮다`

한 때 유행처럼 번지던 구글 글라스 착용이 구글 직원을 중심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구글 직원이 글라스 사용을 포기하고 있다며 프로젝트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구글 글라스 착용이 구글에 다니는 것을 홍보하는 것 같아 싫다는 입장이다. 구글 글라스가 음식점이나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것도 이유다. 구글 글라스는 음성이나 눈 깜빡임으로 작동해 다른 사람 몰래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다. 사생활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구글 직원들 사이에 글라스를 쓰지 않는 비중이 늘어났다.
구글 직원들 사이에 글라스를 쓰지 않는 비중이 늘어났다.

로버트 스코벨 구글 글라스 에반젤리스트는 “구글 글라스를 쓴 직원이 최근 눈에 띄게 줄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대부분 직원이 이렇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사 직원이 구글 글라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누가 그 일을 대신하겠냐고 반문했다.

구글 글라스는 안경 형태 웨어러블 컴퓨팅 기기다. 지난해 수많은 뉴스를 양산했지만 홍보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대중은 글라스를 사생활을 침해하는 무례한 기기로 받아들였다. 와이어드 기자 맷 호난은 최근 구글 글라스 체험기를 실었다. 그는 “어디에 가든 환영받지 못했다”며 “웨어러블 기기 미래를 다시 생각해볼 시점”이라고 썼다.

그는 대중교통을 탈 때도 저녁을 먹을 때도 1500달러짜리 구글 글라스는 무용지물이었다고 덧붙였다. 구글 글라스 착용은 음식을 먹으며 통화를 하는 것만큼 무례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을 위협할까봐 자녀 학교 방문이나 운동장에서도 쓸 수 없었다고 했다. 언제 어디서나 휴대하는 입는 컴퓨터가 제 자리를 못 찾는 셈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호난이나 구글 직원이 글라스를 공공 장소에서 착용하는데 불편을 느끼면 출시 후 성공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 글라스가 틈새 상품으로 남게 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기술평론가 존 그루버는 “직원이 회사에서 개발한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제품 문제이지 직원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