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칩 최강자 퀄컴이 저전력 서버 시장에도 눈독을 들인다. 서버 시장은 인텔의 독식 구도에서 ARM이 추격하는 가운데 퀄컴이 뛰어들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7일 스티브 말렌코프 퀄컴 신임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올해 퀄컴이 나아갈 방향으로 저전력 서버 칩과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지목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말렌코프 CEO는 “앞으로는 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어마어마한 성장의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그 기회를 퀄컴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사 저전력 모바일 칩을 향후 데이터 센터에 적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퀄컴이 새로 만들겠다는 제품은 ARM 코어 기반의 저전력 서버 칩이다. 로이터는 퀄컴이 AMD처럼 ARM코어 기술을 받아 아키텍처 변형 칩을 만들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 저전력 서버는 세계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업체의 최대 화두다. 갈수록 기업의 처리할 데이터가 폭증하면서 서버 제품이 64비트까지 평준화되자 `저전력`의 중요성이 커졌다. ARM은 자사 축소명령형컴퓨터(RISC) 기반 저전력 기술의 장점을 서버 시장에 그대로 적용시키고 가격은 낮춰 인텔의 독주를 무력화시킨다는 전략이다. 본격적인 양산은 올해부터다.
격전이 벌어지는 시장은 그 중 마이크로서버다. 애플리케이션 서버 등 다른 서버보다 상대적으로 인텔 `x86` 같은 고성능이 필요치 않기 때문에 진출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퀄컴은 아직 서버용 칩을 내놓은 적이 없다. 그러나 모바일 시장에서 통했던 `고성능 저전력` 기술을 가진 퀄컴이 ARM과 손잡고 마이크로서버를 본격 공략하면 인텔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이 시장은 이미 AMD와 어플라이드마이크로, 칼세다, 카비움, 엔비디아 등 반도체 칩 설계 업체들이 지난해 ARM 64비트 A50 시리즈 코어 및 서버 칩 개발에 필요한 아키텍처 라이선스를 받아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어플라이드마이크로는 올해 28나노 공정의 새 64비트 서버 칩을 출하한다.
완제품 업체인 HP도 최근 마이크로서버 `문샷` 프로젝트에 ARM 칩을 채택했으며 삼성전자 역시 ARM 기반 서버를 개발 중이다. 인터넷 기업 구글도 최근 데이터센터에 ARM 기반으로 자체 서버 칩을 개발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마이크로서버는 마진율이 높다. HP, 델 등의 회사가 이미 ARM 기반 64비트 서버를 잇따라 출시하는 이유다.
로이터는 퀄컴의 저전력 서버 시장 가세를 “매우 큰 기회이자 성장모멘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말렌코프는 오는 3월 신임 CEO로 취임할 예정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