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송암공단 내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는 특별한 방이 두 곳 있다. 충무로에나 있을 법한 남녀주연배우실이다. 진흥원이 지난 2012년 만든 이 방에는 장동건을 비롯한 김상경, 채정안, 김민희, 이종석 등 국내 톱배우들이 영화촬영을 위해 머물렀다. 배우들은 이곳에서 분장과 대사를 외우며 배역을 연습했다. 영화 촬영기간 광주를 찾은 스태프도 수백명이나 된다. 송암공단에서 유명 배우를 보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

자동차정비업체가 밀집한 광주송암산단이 국내 영화촬영의 메카로 변신 중이다.
지난 2012년 400억원을 들인 광주컴퓨터형성이미지센터(CGI)가 송암공단에 자리잡으면서 생긴 변화다.
광주CGI센터는 대형 스튜디오 촬영수요가 증가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특수효과 촬영과 시각특수효과(VFX)가 가능한 시설을 구축했다.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블록버스터 영화제작도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영상편집실 3곳과 랜더팜실, 디지털 색보정실, 음향제작실, 영상시사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영화촬영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내 최초 풀 3D영화인 `미스터고`는 스튜디오 촬영부터 후반작업까지의 과정을 모두 송암산단에서 제작했다. 이 영화는 흥행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주인공인 고릴라 `링링`의 세심한 3D모션을 입체적으로 묘사해 기술적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900만 관객을 동원한 송강호 주연의 영화 `관상` 후반기 3D작업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입주기업이 진행했다. 이 영화는 광주시가 역점추진사업으로 추진 중인 아시아문화산업투자조합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다.
CGI센터 입주기업 디지털아이디어는 국내영화 특수효과시장의 70%를 점유하면서 국내 개봉영화의 3D 후반기 작업을 책임지고 있다.
올해 개봉 예정인 `히어로즈`를 비롯해 일본 극장판 풀3D애니메이션 `하록선장` `적인걸2` `국제시장` `피끓는 청춘` `우는남자`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등 개관 이후 30여건의 영화제작이 완료됐거나 제작 중이다.
특히 박보영 주연의 `피끓는 청춘`과 김상경 주연의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장동건 주연의 `우는남자`는 올 한 해 흥행열풍을 이끌어 갈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광주CGI센터는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 제작과정을 소화하는 인프라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문화콘텐츠산업 관계자도 300여회에 걸쳐 4100명이 다녀갔다.
한편 광주시는 CGI센터를 기점으로 송암동 일대를 최첨단 디지털산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굴뚝 없는 공장으로 불리는 `문화콘텐츠산업`이 광주를 명품문화도시로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은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영화 등 문화산업분야의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며 “광주CGI센터가 영화촬영의 최적지로 알려지면서 방송사와 영화사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