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업계 양대산맥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텃밭 뺏기 싸움이 점점 치열해진다. 알리바바는 모바일 메신저와 게임 사업을 강화하고 텐센트는 소셜커머스와 전자상거래 분야 투자를 늘리면서 지속적으로 상대방 영역 진출을 시도한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텐센트는 물류회사 차이나사우스시티홀딩스 지분 9.9%를 1억9300만달러(약 2100억원)에 인수했다. 향후 2년간 지분을 13%까지 늘릴 수 있는 조건을 달았다. 두 회사는 오프라인 무역 서비스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온라인 게임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거인 텐센트가 알리바바 핵심 사업인 전자상거래 역량까지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했다. 텐센트 전자상거래 매출은 아직 알리바바의 10%에 불과하지만 꾸준히 사업을 확대한다.
텐센트는 지난 연말 기준 중국 내 가입자 수 4억7000만명을 확보한 모바일 메신저 위챗과 8억명이 넘는 메신저 QQ를 운영한다. 매달 세계에서 위챗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2억7200만명에 이른다. 업계는 텐센트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방대한 사용자를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알리바바를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텐센트는 지난해 위챗에 전자지불 기능을 추가했다. 위챗을 전자상거래와 다른 지불 서비스 플랫폼으로 변화시키려는 의도다.
전자상거래 사업에는 물류창고와 물류 전문업체 같은 다양한 오프라인 요소가 필요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당분간은 10년 넘게 온라인 마켓을 운영해온 알리바바가 유리하다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공급망의 모든 요소를 갖추지 못했지만 수많은 물류 파트너에 투자를 지속해 왔다. 지난해 물류 체계 강화를 위해 소매, 소포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가전제품 제조사 하이얼전자그룹과 물류 조인트 벤처 설립을 합의하는 등 텃밭 지키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두 기업은 수년간 상대방 영역 진출을 시도해왔다. 텐센트의 차이나사우스시티홀딩스 지분 인수 발표는 알리바바의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 발표가 있은 지 1주일 만에 나왔다. 알리바바는 지난 9일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고객을 끌어들여 전자상거래 매출을 높이고 모바일 게임 시장을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앞서 알리바바는 지난해 9월 위챗을 겨냥한 모바일 메신저 라이왕을 출시했다. 4월엔 시나 웨이보 지분 18%를 6466억원에 사들였다. 텐센트는 소셜커머스 기업 이쉰망을 인수한 것을 비롯해 전자상거래 영향력을 확대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위챗의 인기 때문에 결국엔 텐센트가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알리바바 역시 스마트폰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며 “누가 더 강력하고 효과적인 모바일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상대방 영역 사업 강화 노력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