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버금가는 색재현성을 자랑하는 퀀텀닷(QD·양자점) 디스플레이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QD가 본격 상용화하면 LCD의 한계 중 하나인 색재현성 문제가 해결되면서 LCD 시장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와 아마존에 이어 애플도 맥북에 QD 채택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상반기 내 QD가 적용된 맥북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QD란 물질 크기가 몇 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어들 때 전기적·광학적 성질이 두드러지게 변화하는 반도체 나노 입자를 말한다. 입자 크기에 따라 다른 길이의 빛 파장이 나오기 때문에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발광체와 비교해도 색 순도와 광 안정성이 높아 차세대 발광 소자로 각광받고 있다. OLED처럼 자체 발광 디스플레이로 만들 수도 있지만 LCD의 색재현성을 높이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QD를 사용한 LCD는 천연색을 표현할 수 있어 LCD의 큰 한계점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가장 먼저 디스플레이에 QD 기술을 상용화한 곳은 소니다. 소니는 스마트폰 익스페리아 시리즈와 TV W9에 QD를 적용했다.
이어 최근에는 아마존이 킨들파이어 HDX7에 QD 기술을 채용해 출시했다. 킨들파이어 HDX7은 QD를 채택한 첫 태블릿PC가 됐다. 아마존은 이 제품으로 색재현성을 97%까지 끌어올렸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의 색재현성이 60%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킨들파이어 HDX7에는 또 나노시스와 쓰리엠이 공동개발한 QD 필름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애플은 최근 전문가용 제품에도 QD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성능에 민감한 애플로서는 LCD를 계속 사용하면서도 색재현성을 천연색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QD가 현실적 대안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기업이 QD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면서 예상외로 시장 개화가 빨라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에는 QD를 통해 곡면 LCD와 LCD에서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온셀 타입 터치스크린패널(TSP)까지 개발되기도 했다. 시장 정체에 몸살을 앓는 LC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카드뮴 문제는 여전히 QD에서 해결되지 않은 골칫거리다. 퀀텀닷 입자가 인체에 해로운 카드뮴이기 때문이다.
전자부품연구원 한철종 플렉시블디스플레이센터장은 “환경 규제가 사용량을 제한하는 식으로 이뤄져 수출이 가능하다고 해도 풀어야 할 숙제”라며 “궁극적으로는 QD 기술에서 카드뮴을 대체할 물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
문보경 기자기사 더보기